[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미·중 갈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대해 정부가 530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지원합니다. 반도체 설계전문인 팹리스 투자를 위한 반도체 펀드 3000억원도 조성합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일 세종시 소재의 반도체 장비 수출기업인 비전세미콘을 방문한 자리에서 "올해 글로벌 경기둔화로 수요가 감소하는 등 수출여건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나 모든 부처가 힘을 모아 수출을 총력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 지원 계획을 보면,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는 530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지원하고 반도체 펀드에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정책금융의 경우 산업은행은 3000억원, 기업은행 1200억원, 신용보증기금 1100억원으로 구성했습니다. 이들 금융기관은 반도체 소부장 운전·시설 대출금리와 보증비율을 우대하는 데 자금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또 반도체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기 위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력합니다.
반도체 인력난 해소를 위한 '반도체 아카데미'는 오는 4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소부장 제품 실적 확보를 위한 실증 지원에도 3억원을 투입합니다.
정부가 반도체 산업 지원에 힘을 싣는 것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진으로 전체 수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19.8%(2022년 기준)를 차지하는 주력 품목입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둔화하면서 수출이 급감했습니다.
올해에도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으로,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43.5% 급감한 7조7604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요 원인으로는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 부진이 지목됩니다. 중국은 코로나19로 공장을 제대로 돌리지 못하면서 우리나라도 반도체 전체 수출이 급감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국가들이 중국 반도체에 대한 제재에 나서면서 한국까지 불안이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주요 생산장비에 대한 중국 수출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뒤이어 네덜란드와 일본도 중국이 반도체 장비 첨단기술을 군사 분야에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출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창양 장관은 "중소기업이 수출현장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무역금융, 수출마케팅, 해외인증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미국에 반도체 글로벌파트너링(GP)센터를 오는 6월에 개소해 반도체 소부장 기업의 현지 마케팅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일 세종시 소재 반도체 장비 수출기업 비전세미콘을 방문해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 530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지원하고 반도체 펀드에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반도체.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