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삼성SDS, 계열사 일감에 '5조 현금부자'…신사업 투자는 안갯속

지난해 계열사 매출 12조원 넘어…2020년 이후 다시 2년 연속 70% 이상
금융상품 포함 현금성자산 5조 넘어…전체 자산 중 42% 넘어
2020년 투자조합 출자 이후 투자 없어…"투자처 찾아 먹거리 확보해야"

입력 : 2023-03-13 오전 7:00:0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9일 16:5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용민 기자]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018260))가 여전히 계열사 일감에 기반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기업이라는 비판에도 내부거래 비중이 2년째 70%를 넘어서는 등 계열사 일감을 꾸준히 챙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자산의 절반 가까이를 현금으로 쌓아두고 있지만 신사업 투자엔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 새로운 투자처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현금 보유량이 크게 늘면서 4년 만에 1주당 배당금은 33% 이상 증가했다.
 
9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DS는 지난해 계열사를 통해 총 12조13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9조6270억원을 기록한 전년보다 26.10% 늘어난 수치다. 가장 많은 매출을 발생시킨 곳은 삼성전자(005930)로 2조3362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삼성전자 미국 법인에서도 1조3283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특히 이 두 곳 모두 전년보다 관련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계열사를 통해 발생한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70.42%를 차지했다. 70.63%를 차지한 전년보다 비중은 소폭 줄었지만, 2년 연속 계열사 관련 매출이 전체 매출의 70%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 2020년 삼성SDS의 계열사 관련 매출 비중은 69.90%를 기록하며 계열사 의존도를 낮추는 듯했지만, 다시 70%가 넘는 계열사 물량을 유지하면서 이전으로 회귀한 모습이다.
 
삼성SDS 판교 IT 캠퍼스 전경. (사진=삼성SDS)
 
계열사 일감을 통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면서 현금 곳간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삼성SDS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조29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4조5912억원을 기록한 전년보다 9.54% 늘어난 수치다. 이는 안정적인 영업활동현금흐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조2898억원을 기록해 전년(9802억원)보다 31.59% 늘었다.
 
문제는 전체 자산 대비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삼성SDS 전체 자산은 11조9524억원을 기록해 자산 대비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비중이 42.08%를 차지했다. 지난 2020년(45.81%)과 2021년(42.08%)에 비해 전체 자산 대비 비중이 줄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비중이 높다.
 
이는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기업과 대조된다. LG(003550)그룹의 IT서비스를 영위하는 LG CNS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금융기관 예치금 포함) 3827억원을 기록해 전체 자산(3조700억원) 대비 12.47%를 차지했다. LG CNS도 지난해 3분기 기준 계열사 일감을 통해 1조82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3조2024억원) 대비 56.87%를 차지하는 규모다.
 
현금이 쌓이면서 지난해 4년 만에 1주당 배당금도 크게 상승했다. 지난 2019년 1주당 배당금이 2000원에서 2400원으로 오른 이후 4년 만인 지난해 1주당 배당금이 3200원으로 올랐다. 이로 인해 2021년 1856억원이던 현금배당총액이 지난해 2475억원으로 33% 넘게 늘었다. 다만, 당기순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배당성향은 22.51%를 기록해 전년보다 7.86%포인트 줄었다.
 
이은종 법무법인 진선 회계사는 “제조업의 경우 재고자산 확보 등을 위해 현금을 좀 보유해야 되는 시기가 있지만, SI업체의 경우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는 회사”라며 “자산의 40% 이상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고,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향후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신사업을 위한 새로운 투자처 확보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해 투자활동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취득 액수를 전년보다 크게 늘리면서 기존보다는 투자에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했다. 지난해 삼성SDS의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취득액은 각각 5919억원, 604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각각 106.60%, 82.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취득이 회사의 미래 방향성을 결정할 신사업에 직접 투자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유형자산 취득액은 대부분 기계장치(4689억원)와 건물(978억원) 등을 구입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무형자산 취득액도 대부분 소프트웨어(278억원)와 개발비(258억원)에 투입됐다.
 
실제 삼성SDS는 지난 2020년 말 삼성벤처투자가 결성하는 출자조합 ‘SVIC 50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 초기 15억원을 출자한 이후 신사업 등 신규 지분 투자가 중단된 상태다. 이후 이 투자조합에 대한 장부가액은 지난해 초 78억원까지 불어났고, 지난해 75억원을 다시 투입하면서 장부가액은 15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투자조합은 지난해 6억5천만원 순적자를 기록했다.
 
삼성SDS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우리는 클라우드와 디지털 물류를 통해 사업 정체성을 정립했고, 관련 사업을 꾸준히 진행시키고 있다”라며 “신사업 투자와 관련해서는 꾸준히 투자처를 찾고 있고, 기존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가 최우선 고려사항”이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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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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