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파행·파행'…정국 급랭에 상임위 아수라장

한일회담·주 69시간제·정순신 인사검증·김건희 여사 의혹에 곳곳 충돌
야당 의결 주도에 여당 자리 떠…대통령실 업무보고·현안질의 '안갯속'

입력 : 2023-03-21 오후 4:41:21
21일 국회에서 교육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한일 정상회담,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 등 여야 쟁점 현안의 후폭풍이 여의도를 뒤덮었습니다. 특히 21일 열린 국회 상임위원회는 곳곳에서 파행을 거듭했습니다. 대치 정국의 여진은 4월 정국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위·과방위, 안건 야당 단독 의결여당 '집단 퇴장'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날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진상조사를 위한 청문회를 이날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단독으로 의결했습니다. 여당은 이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여당은 야당의 청문회 강행 처리에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교육위 여당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위원장과 민주당의 일방적인 의사일정 강행에 대해 거듭 유과 항의의 뜻을 표한다”며 “어제의 결정을 철회해 여당에 사과하고, 다시 안건조정위를 열어 재논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야당 간사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중대한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야당이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는 입장도 말씀드린다”며 “안건조정위가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지만, 현안을 계속 방치하고 지연시킬 수 없었다는 입장도 여당 의원님들께 이해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교육위와 비슷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이날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KBS와 MBC, EBS 등 공영방송의 이사회 구성과 사장 선임 절차 변경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직회부를 의결을 주도한 것은 야당이었습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에 항의하며 회의장을 떠났습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양당 간사와 협의를 진행했으나 이견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국회법 86조3항 규정에 따라 동 안건에 대해선 무기명 투표로 표결하겠다”고 했습니다. 이후 여당 측이 퇴장하자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표결이 이뤄졌고, 총투표수 12표 가운데 전원 찬성으로 처리됐습니다.
 
운영위원회 전체회의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운영위, 대통령실 업무보고 충돌환노위, 주 69시간제 설전
 
이날 운영위에서도 여야는 대통령실 업무보고와 현안질의를 놓고 공방을 벌였습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전날 대통령실 현안질의를 요구하며 운영위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고 결국 이날 운영위 회의 일정이 잡히게 됐죠.
 
그러나 여당은 여야 간 의사 일정 합의가 없었다며 대다수가 회의에 불참했습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여당 의원은 회의를 진행한 운영위 간사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와 장동혁 의원뿐이었습니다.
 
이날 40여분간 진행된 회의는 여야의 의사진행발언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야당은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과 한일정상회담,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 정 변호사 인사 검증 실패,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등 다양한 현안을 언급하며 대통령실 업무보고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대통령실이 한사코 국회 출석에 난색을 표해 일정이 잡히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여사 주가조작 사건과 정 변호사 인사 검증 실패에 더해 대일 굴욕 외교가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실이 국회에 나와 의혹을 소상히 해명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당은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장 의원은 전날 민주당이 교육위에서 정 변호사 관련 청문회를 처리한 것을 거론하며 “왜 운영위만 정상 운영돼야 하고, 다른 상임위는 그렇지 않아도 되나”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 하지 못한 결단을 윤 대통령이 하고 왔다”며 “민주당이 말한 국민의 분노가 객관적 평가에 의한 것인지, 민주당이 국민의 분노를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일갈했습니다.
 
환경노동위에서는 주 69시간 근무제를 놓고 입씨름이 오갔습니다. 야당은 주 69시간제에 대해 윤 대통령과 고용노동부의 입장이 엇갈려 혼선을 빚은 데 대해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반면 여당은 정책의 설계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맞받았습니다.
 
야당 간사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노동시장 개편안을 대통령이 뒤집은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제도를 폐지해 처음부터 다시 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당 간사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선택적 근로시간 정산을 3개월로 연장했을 때 주 69시간은 설계가 됐다”며 “민주당이 심하게 프레임을 갖다 붙인다”고 쏘아붙였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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