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엔데믹 선언’에 시민들 "홀가분" 대 "걱정"

정부의 '엔데믹 선언'에 시민들 기대 반 우려 반
30대 직장인 "7일 격리의무 폐지 걱정돼"
천은미 교수 "고위험군에 치료제 즉시 투여 가능해져야"

입력 : 2023-05-11 오후 3:28:15
 
 
[뉴스토마토 정동진 기자] “마스크가 해제돼서 너무 홀가분하고 편하게 숨 쉴 수 있어서 살 것 같아요. 그렇지만 밀집된 공간인 지하철 등에서는 여전히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아침부터 일찍 서울 일대 문화탐방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설명한 60대 이 모씨는 정부의 ‘엔데믹 선언’을 반기면서도 아직은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씨는 “국민 전체의 건강을 위해 마스크 착용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의 성향과 건강상태에 따라 자율적으로 착용할 때가 온 것 같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정부, 11일 방역조치 완화하며 사실상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정부는 11일 코로나 19 확진자의 7일 격리의무를 5일 권고로 전환하고, 입원 병실이 있는 병원 이외 모든 장소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의무를 해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윤석열대통령은"3년 4개월 만에 국민들이 일상을 되찾으시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사실상 '코로나19 엔데믹'을 선언했습니다.
 
정부가 코로나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에서 경계 수준으로 하향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서울역 뉴스모니터 모습(사진 = 뉴시스)
 
이날 광화문 광장에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야외활동에 나서지 못했던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하기 위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수성고에 재학 중인 양태영(17)군은 “마스크를 3년 동안 하고 다녔다 보니 벗는 게 어색하기도 하지만 기대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30대 직장인 "코로나 7일 격리의무 완화 걱정돼"
 
그러나 아직 ‘엔데믹 선언’을 하기엔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걱정하는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시청 근처로 출근하는 김종현(39) 씨는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종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렇게 빨리 (방역 완화 조치를)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정부가 7일 격리의무를 5일 권고로 완화한 것에도 걱정을 드러냈습니다. 김 씨는 “월급을 받는 월급쟁이로서, 코로나에 걸리게 된다면 이제 (병가를 써야 해) 아픈 것도 서러운데 국가적으로 지원해주는 제도가 없어 더 서러울 것 같다”며 아플 때 쉬기 어려운 직장인들의 애환을 토로했습니다. 
 
새벽부터 택시를 운행하는 택시기사 김윤우(69) 씨도 아직 마스크를 벗기엔 불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마스크를 3년간 쓰다 보니 벗으면 허전하기도 하고 아무래도 주변에서도 계속 쓰려고 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택시 내 공간이 좁아 (승객들을 위해서) 아무래도 운행 중에도 계속 쓰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천은미 교수 "독감처럼 휴식기간 보장돼야중증 환자엔 치료제 즉시 투여"
 
천은미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진자) 격리기간을 5일 권고로 완화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감염 시 독감처럼 최소한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보장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설명하며 “이제 (방역조치 완화가 되면) 아직까지 감염되지 않은 50대 이상 고위험군들이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이 중증으로 가지 않도록 증상 유무 관계없이 치료제를 투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방역조치 완화를 발표한 11일 서울역에서 마스크를 쓰거나 쓰지 않은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 (사진 = 뉴시스)
 
정동진 기자 com2d1@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정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