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엄포도 '콧방귀'…불법 고액 입시 컨설팅 성행

법령에서 정한 교습비 상한선 넘길 수 없지만…최대 2배 금액 받아
학부모, 경제적 부담에도 자녀 위해 지출…정부 단속에도 매년 반복

입력 : 2023-12-12 오후 4:44:31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수험생들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가 교부된 이후 본격적인 대입 정시 모집 준비에 나선 가운데 법령에서 정한 교습비를 초과하는 불법 고액 입시 컨설팅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단속을 실시하고 있지만 불법 고액 입시 컨설팅은 매년 반복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역대급 '불수능'에 불안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경제적 부담에도 어쩔 수 없이 입시 컨설팅을 찾고 있습니다.
 
1시간당 30만원 상한선이지만…평균 50~60만원 선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험생들은 내년 1월 초로 예정된 대입 정시 모집을 앞두고 각 대학들이 공개한 이전 입시 결과와 입시업체들의 모의 지원 서비스 등을 활용해 지원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수능의 난이도가 매우 어려웠던 만큼 지원 전략을 세우는 데 고충을 느낀 일부 수험생들은 입시 컨설팅을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교육으로 유명한 서울 강남 대치동에서 입시 컨설팅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시행령'(학원법 시행령)에 따르면 학원들은 각 지역의 교육지원청에서 정한 교습비 상한선을 넘길 수 없습니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를 관할하는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이 지난해 7월 공지한 교습비 상한선 기준을 살펴보면 진학 상담·지도 학원은 1분당 최대 5000원, 1시간당 30만원을 넘기면 안 됩니다.
 
그럼에도 상당수 입시 컨설팅 학원들은 해당 금액을 넘긴 상담비를 받고 있습니다. 평균 50~60만원 선입니다. '학원법 시행령'에 따라 교육지원청이 정한 교습비 기준을 초과한 경우에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와 벌점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대치동의 한 입시 컨설팅 학원 관계자는 "이 시기부터 다음 달 초까지가 입시 컨설팅 업계의 최대 성수기인 만큼 비용이 비쌀 수밖에 없다"며 "현재 모든 상담이 마감돼 일단 대기 접수를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입시 컨설팅 학원 관계자도 "정시 상담이 수시 상담보다 1.5배 정도 비싼 편"이라면서 "대면 상담은 모두 마감됐고 전화 상담만 몇 자리 남은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수험생들이 본격적인 대입 정시 모집 준비에 나선 가운데 법령에서 정한 교습비를 초과하는 불법 고액 입시 컨설팅이 성행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 대치동의 한 학원 모습.(사진 = 뉴스토마토)
 
"경쟁적인 9등급 입시 체계 지속되는 한 단속 소용 없을 것"
 
학부모들은 생각보다 높은 상담 금액에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자녀의 미래를 위해 비용을 쓸 수밖에 없다고 토로합니다. 학벌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우리 사회에서 자녀가 좀 더 나은 대학에 입학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면 아무리 고액이더라도 입시 컨설팅을 받는 게 좋다는 겁니다.
 
수험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대입 제도가 워낙 복잡하다 보니 일반 가정에서 모든 부분을 다 알기 힘들고, 담임선생님도 한 반에 수많은 학생들이 있는 만큼 다 신경 쓰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돼 입시 컨설팅을 받으려 한다"며 "1시간 상담에 수십만 원을 쓰는 게 부담되긴 하지만 자녀 일생에 한 번뿐인 시기라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지원해 줄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해마다 교습비 초과 징수에 대한 단속을 실시하고 있지만 불법 고액 입시 컨설팅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올해도 이날부터 내년 2월 16일까지 정시 모집 기간 편·불법 학원으로 인한 학생과 학부모의 피해를 예방하고자 각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불법 입시 상담 및 교습비 초과 징수에 대한 특별 점검'을 펼치지만 효과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강혜승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대입이 자녀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관념 때문에 입시 컨설팅 비용이 아무리 비싸더라도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서 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라면서 "경쟁적인 9등급 입시 체계가 지속되는 한 아무리 단속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현상이 사라질 수 없다. 근본적인 대입 체계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수험생들이 본격적인 대입 정시 모집 준비에 나선 가운데 법령에서 정한 교습비를 초과하는 불법 고액 입시 컨설팅이 성행하고 있다. 사진은 한 학부모가 대입 관련 입시 설명회를 찾아 자료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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