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 이상 OK…공공SW 대기업에 빗장 푼다

과기정통부 SW진흥법 개정 추진
설계·기획 사업 전면 개방
700억 이상 사업에 상출제 대기업 참여 허용
업계 "제값받기·추가업무 보상 해결이 우선"

입력 : 2024-01-31 오후 6:00:0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정부가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의 경쟁 활성화와 품질 제고를 위해 대기업 참여제한을 완화합니다. 지난 2013년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018260)), LG CNS, SK C&C 등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제)에 속한 기업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모든 사업의 참여를 제한한 지 11년만에 제도 개편에 나선건데요. 법개정을 통해 700억원 이상 사업에 대해서는 예외심의 없이 대기업 참여를 허용한다는 방침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1일 현행 소프트웨어진흥법 개정을 통해 설계·기획 사업을 전면 개방해 기업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사업금액과 상관없이 상출제 대기업의 참여를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사업금액 700억원 이상 사업에 대해 예외심의 없이 상출제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할 계획입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공공SW 시장 규모와 최신 기술의 선도적 적용 필요성 등을 감안했을 때 설계·기획 단계부터 전문성을 확보한 기업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봤다"며 "700억원 이상 사업은 예외 허용 절차가 있음에도 70% 이상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어 규제 완화가 기업 간 상생협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이 31일 공공SW사업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개편 추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대형사업 발주금액대별 상출제 대기업 사업수행 비중은 500억~700억원 45.7%, 700억~1000억원 70.7%, 1000억원 이상 90.6%으로 집계됐습니다. 
 
대기업 규제 완화와 함께 중소기업만 참여 가능한 사업구간 확대도 추진합니다. 현재 중소기업만 참여 가능한 사업금액 상한선을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인데요. 공공SW 시장이 커지면서 20억원 미만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50.1%에서 2022년 37.7%로 지속적으로 감소되는 추세를 반영, 중소기업의 주사업자 참여기회 확대를 노렸습니다. 
 
상생협력 평가제도 개선과 컨소시엄 구성 제한 완화도 추진합니다. 대·중견기업 참여사업에서 컨소시엄 내 중소기업 참여지분율이 높을수록 사업자 선정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는데,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인정 사업과 700억원 이상 대형사업에서 중소기업 참여지분율을 최고등급 50%에서 40% 이상으로 개편합니다. 상생협력 배점도 5점에서 3점 이상으로 기준을 낮추고, 등급체계도 5에서 3등급으로 조정합니다. 컨소시엄 구성은 1000억원 이상 대형 SW사업에 대해서는 컨소시엄 구성원 수를 10인 이하, 최소지분율을 5% 이상으로 제한기준 완화를 추진합니다. 
 
개편안은 법개정이 필요한 만큼 국회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조속히 처리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습니다. 강도현 실장은 "이미 법안으로도 발의가 된 상황"이라며 "국회, 산업계와 협의해 나가며 국민의 불편이 없도록 제도 개편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은 SW개발 사업과 별도로 발주하는 설계·기획 단계 사업은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게 예외 조항을 신설하고, 상출제 소속 회사도 일정 규모 이상 대형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SW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습니다. 
 
정부 발표에 대해 SW업계는 제도 완화에 따른 실효성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습니다. 제도 완화에 앞서 공공SW 사업에 대한 처우 개선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700억원 이상으로 완화한 것은 대기업들의 공공사업 참여 기회가 조금이나마 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700억원 이상) 사업이 많지 않을 수 있어 실효성을 진단하기에는 이른감이 있다”며 "공공SW 사업 정상화를 위해 제값받기, 추가 업무 보상 등에 대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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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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