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투표'에 기댄 개혁신당…'어게인 2016' 사활

개혁신당, 총선서 30석 목표로 내걸어…열쇠는 '교차투표'
국민의당, 2016년 비례대표 득표율 '대박'으로 38석 확보

입력 : 2024-02-13 오후 4:34:38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개혁신당이 13일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목표로 '30석 확보'를 내걸었습니다. 주요 전략은 거대 양당과의 차별성을 부각, '교차투표'로 빈 틈을 노리겠다는 겁니다. 지역구에선 '인물 물량 공세'를 앞세운 거대 양당에 밀릴 수 있으나, 정책적 선명성과 차별화를 통해 비례대표 투표에서 개혁신당을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속내입니다. 개혁신당의 전략이 성공한다면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지역구(25석)와 비례대표(13석)를 포함, 38석을 획득한 파란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4개 정치세력이 규합된 만큼, 공천권 교통정리 등은 난제로 남았습니다.
 
'여도 야도 싫다'는 중도층 30%…흡수 총력전 
 
개혁신당은 이날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1차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습니다. 지난 9일 개혁신당·새로운미래·새로운선택·원칙과상식 등 4개 정치세력이 합당에 전격 합의한 지 나흘 만입니다. 앞서 개혁신당은 11일 첫 지도부 회의를 열고 이튿날 정책위의장과 대변인 등 당직자를 인선하는 등 총선 채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13일 오전 개혁신당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1차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사진=뉴시스)
 
개혁신당의 목표 의석수는 30석입니다.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총선에서 최소한 30석은 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양당이 함부로 못 하게 횡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양당 어느 쪽도 3세력의 동의를 얻지 않고는 어떤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하게, 중요한 법안일수록 3세력의 동의를 얻어야만 통과되게끔 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30석이면 300명 의원 정수 가운데 10%에 해당합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거대 양당 구도를 허물겠다는 '천하삼분지계'를 꿈꾸는 겁니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도 "30% 이상의 국민은 '양당 모두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그런 국민들을 위해 새로운 선택지를 드리고자 신당이 출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개혁신당의 전략은 양당의 빈틈을 노리는 정책적 선명성과 차별화입니다. 위성정당 문제가 대표적입니다. 거대 양당은 서로를 견제하다가 결국엔 똑같이 위성정당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반면 개혁신당은 위성정당을 띄우지 않습니다. 지난 11일 개혁신당 첫 지도부 회의 뒤 이원욱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위성정당은 가짜정당이고, 거대 양당 꼼수 정치의 상징"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이준석 "교차투표 가능성 있다"…난제는 '공천권 교통정리'
 
개혁신당은 선명성과 차별화를 무기로 교차투표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교차투표란 특정 목적을 위해 자신의 성향과 다르게 투표하는 겁니다. 지역구 투표에선 인물을 보고 A당을 찍지만, 비례대표 투표에선 정책을 보고 B당을 택하는 식입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많은 국민들이 제3당의 지향점이 옳다고 생각하면 교차투표를 해주신다. 그 교차투표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저희가 교차투표의 유일한 대안 아니겠느냐"라고 말한 건 이런 맥락입니다. 비록 지역구에선 거대 양당 1·2번 후보에게 밀릴 수 있으나, 비례대표에선 개혁신당 3번을 찍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실제로 개혁신당 인사들은 최근 여론조사들에서 무당층의 비율이 높아졌다는 점, 특히 윤석열정부 탄생에 기여한 '20대 남성'에서 무당층이 급증했다는 점을 주목합니다. 한 관계자는 "비례대표 구성도 영입한 인재를 꽂는 획일적 방식, 홀수 번 여자와 짝수 번 남자를 교차하는 방식 등에서 탈피하는 걸 고민하고 있다"면서 "비례대표 구성에서부터 차별화가 두드러지게 하는 아이디어가 몇 개 있고, 그걸 더 구체화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개혁신당의 롤모델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파란을 일으킨 국민의당입니다. 당시 국민의당은 계파 갈등과 당대표 리더십 논란을 겪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틈바구니에서 대안세력을 자임, 총 38석을 획득했습니다. 특히 교차투표 최대 수혜자였습니다. 국민의당은 20대 총선 때 지역구에선 14.9%를 득표, 새누리당(38.3%)과 민주당(37.0%)에 크게 뒤졌습니다. 반면 비례대표 득표율에선 26.7%를 기록, 민주당(25.5%)을 앞서며 2위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당시 국민의당과 현재 개혁신당 처지는 다릅니다. 하지만 교차투표 전략 성공에 사활을 걸었다는 점에서는 그때의 국민의당과 지금의 개혁신당이 동일합니다. 
 
그러나 개혁신당의 걸림돌도 상당합니다. 민주당 탈당파, 국민의힘 탈당파, 정의당 탈당파 등이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모인 탓에 '잡탕 정당' 이미지가 강합니다. 애초 정치적 스펙트럼이 달랐던 사람들이 묶인 터라 공약과 총선 전략을 다듬는 데도 이견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추후 노선에 불만을 품은 일부 세력이 개혁신당을 탈당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습니다. 공천권을 둘러싼 교통정리 등도 과제로 남았습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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