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회복 바쁜데…노조에 발목 잡힌 현대제철

작년 실적 반토막 현대제철, 업계 중 홀로 임협 결론 못내
수익 중심 안정적인 사업 전략 세웠지만…임기 초에'삐걱'

입력 : 2024-03-07 오후 5:20:04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실적 회복이 급한 현대제철(004020)이 노동조합과 지난해 임금 협상(임협)을 타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의 작년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반토막나면서 수장으로 교체된 서강현 사장은 올해 수익 중심의 안정적인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노조와의 협상에 발목이 잡히면서 파업 위기까지 닥친 모습입니다.
 
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사는 작년 임협 교섭을 재개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현대제철은 국내 철강 '빅3'(POSCO홀딩스(005490)·현대제철·동국홀딩스(001230)) 가운데 홀로 작년 임협의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제철 노사는 작년 9월 임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이달까지 6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타협점을 찾고 있습니다. 
 
사측은 두 번에 걸친 제시안을 통해 △기본급 10만2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400% △격려금 1300만원 지급 등의 담긴 임금 협상안을 제시했습니다. 반면,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영업이익의 25%를 70주년 특별성과급으로 지급 △각종 수당 인상 △하계휴가 및 산정 휴일 확대 등을 요구하며 2차 제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노사 간 입장차가 가장 큰 건 특별성과급 부분입니다. 노조는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작년 임단협에서 특별성과급을 지급한 만큼 이에 준하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 중입니다. 그러나 사측은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대폭 추락한 만큼 특별성과급을 주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현대제철의 작년 실적은 매출액 25조9148억원, 영업익 8073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5.2%, 50.1% 감소했습니다. 작년 건설시황 둔화에 따른 봉형강 제품 판매량 감소와 제품가격 하락, 전기요금 인상 영향으로 이익폭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사진=현대제철)
 
이에 따라 그룹 내 대표 재무 전문가인 서 사장이 현대제철이 당면한 과제를 풀기위해 작년 말부터 투입됐습니다. 서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올해에도 변화 없이 지속될 것"이라며 "수익성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임기 초부터 노동자들과 손발이 맞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올 1분기 실적 추정치(컨센서스)도 매출 6조2473억원, 영업익 136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2%, 59.2% 떨어질 전망입니다. 여기에 노조의 파업까지 발생할 경우 향후 실적 개선이 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됩니다.
 
노조는 이번주 주말까지 사측이 새로 제시하기로한 3차 제시안이 불만족스러울 경우, 오는 12일 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선제 파업을 진행한 뒤 13일 48시간 전면 총파업을 강행합니다. 14일 이후부터는 지회별 개별 파업을 진행하며 투쟁을 이어갑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 둔화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올 상반기까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당초 회사는 공동체로 노동자와 같은 목표를 향하는 집단으로 업황이 부진한 시점에 노조가 파업을 한다는 건 무리한 행위"라고 우려했습니다.
 
현대제철 노조가 지난 23일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확대간부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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