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한계 몰린 EDGC, 계속기업 불확실성에 자금조달 사활

작년 주주공모 유증 흥행 실패…채무상환 막힌 EDGC
늘어난 부채 감당 불가…최대주주 지분 넘는 CB 발행
"계속기업 존속 능력 의문에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입력 : 2024-03-2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EDGC(245620)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상환 요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EDGC는 새로운 CB 발행을 통해 유동성 위기를 해소할 계획입니다. 높은 부채비율과 부족한 유동성 등으로 계속기업으로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서 그 결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EDGC는 지난 22일 20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공시했습니다. 발행대상은 크링테크라는 법인입니다. 채권이 전액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현재 전환가액(531원) 기준 발행 가능 주식은 현재 주식(1억3849만주)의 27.19%(3766만주)에 달할 예정입니다. 이는 현재 EDGC 최대주주인 임경숙 회장(11.09%)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20.43%(2327만2191주)를 넘어서는 규모로 최대주주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해당 CB의 경우 최대주주의 지분율 희석 방어를 위한 콜옵션(매도청구권)조차 설정되지 않았습니다. 최대주주 변동 가능성에도 CB 발행에 나선 것은 더이상 유동성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CB의 발행 목적은 EDGC가 발행한 10회차 공모 BW(200억원)의 풋옵션에 대응하기 위해섭니다. 해당 BW는 차입금 상환 및 운영자금 목적으로 지난 5월 발행했으며, 오는 5월11일부터 풋옵션 행사를 할 수 있습니다. 이날 EDGC의 주가는 498원으로 BW 전환가액(985원)의 절반 수준입니다. 이미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한도에 도달해 지금으로선 채권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CB를 비롯해 최근 3년간 EDGC가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1093억원에 달합니다. 앞서 EDGC는 캐나다의 ‘내츄럴 라이프 뉴트리션’ 인수를 위한 투자목적법인 메이플홀딩스 지분 매수(210억원) 및 7~8회차 CB 풋옵션 대응(260억원)을 위해 503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계획했는데요. 최종 청약률 32.3%로 163억원을 조달하는 데 그쳤습니다. 가장 급했던 메이플홀딩스 지분 매수자금조차 조달하지 못한 겁니다.
 
앞서 EDGC는 2021년 메이플홀딩스 지분 50%(250주)를 확보했으며, 블루닷마이다스PE가 상환전환우선주(RCPS) 부채로 나머지 지분 250억원(250주)를 보유했습니다. EDGC는 주주간 협약에 따라 나머지 지분 50%를 인수해야 합니다. 여기에 필요한 돈이 290억원입니다. 
 
유증 흥행 실패로 EDGC의 유동성 위기도 커졌습니다. 7~8회차 CB 풋옵션 대응을 위한 자금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10회차 BW 풋옵션까지 대비해야 했습니다. 올해 1월 기준 EDGC 7~8회차 CB 미상환잔액은 268억원에 달하는데, 현금성자산은 38억원에 불과했습니다. 7~8회차 CB 상환이 어려웠던 겁니다.
 
EDGC는 급히 채권자들과 합의에 나섰습니다. 7~8회차 CB 76억원어치를 주식으로 출자전환해 채권자들에게 넘기며 리픽싱 한도를 우회했고, 잔금의 8%인 21억원을 조기상환했습니다. 남은 잔액 조기상환 기한은 2025년 1월로 미루기로 합의했습니다.
 
당장 다음달부터 내년 1월 사이에 EDGC가 갚아야 하는 메자닌 채권은 370억원에 달합니다. 원리금 지급 불가에 따른 ‘기한이익상실’을 막고, 감사보고서 지연의 원인인 계속기업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서도 11회차 CB 발행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200억 규모 EDGC CB를 가져갈 크링테크에 대해선 크게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크링테크는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으로 지난 2021년 기준 직원은 5명으로 확인됩니다. 최소영씨가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022년 매출과 자기자본은 각각 6억원, 3억원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B 발행을 통해 당장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결국 돌려막기에 불과하다"며 "쌓여가는 부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유동성 위기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불가, 감사의견 등의 문제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자금조달 관련 문의를 위해  EDGC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사진=EDGC 홈페이지 캡처)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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