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주요 제약사들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전년과 비교해 크게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5일 공시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10대 제약사 중에서 연구개발 비율이 10%를 넘는 제약사는 5곳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5대 제약사 중에는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을 제외하고는 연구개발 비율이 전년보다 감소했습니다.
업계 실적 1위 유한양행의 경우 작년 한 해 동안 1944억6100만원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투자했는데요. 이는 전년보다 144억원 증가한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율은 10.5%로 전년보다 0.4%p 증가했습니다. 한미약품도 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소폭 늘었습니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율은 15.0%로 전년보다 0.9%p 증가했고, 연구개발 비용은 1648억8700만원으로 전년보다 262억원 늘었습니다.
반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종근당과 대웅제약의 연구개발 비율은 오히려 줄어 눈에 띕니다.종근당은 지난해 녹십자를 제치고 업계 2위로 등극했지만, 연구개발 비율을 살펴보면 전년보다 3.13%p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종근당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율은 9.06%로 전년도와 달리 10%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 총합은 1512억7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01억원 감소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7.4%, 27.9% 증가하며 연간 최대 실적을 경신한 대웅제약도 연구개발비용 합계는 소폭 늘었지만, 연구개발 비중은 전년보다 0.43%p 줄었습니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은 16.91%입니다. 대웅제약은 5대 제약사 중 가장 많은 비용을 R&D에 투자했는데요. 지난해 대웅제약은 전년보다 52억원 증가한 총 2066억4641만원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사용했습니다.
5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실적 감소한 녹십자의 경우 연구개발에 사용한 비용과 비율이 모두 줄었습니다. 녹십자는 지난해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율은 전년보다 0.5%p 감소한 12.0%였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투자한 연구개발 비용은 1953억8800만원으로 전년보다 183억원 줄었습니다.
이밖에 JW중외제약 2.3%p, HK이노엔과 동국제약 0.6%p, 제일약품 0.01%p 등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율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지난해 859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한 보령의 경우 연구개발 비중은 전년보다 0.05%p 감소한 6.04%로 나타났습니다.
제약사들이 역대급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도 연구개발 비용을 크게 늘리지 못하는 사정이 있는데요. 제약사 관계자들은 R&D 투자를 늘릴수록 영업이익이 줄거나, 영업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실적이 증가해도 연구개발 비용을 소극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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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