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폐암치료제' 개발 각축전

기존 치료제 한계 '약물저항성' 극복 관건

입력 : 2024-04-08 오후 4:32:47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폐암 환자의 약 8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을 겨냥한 4세대 표적 치료제 경쟁이 치열합니다. 일반적으로 암세포는 환자의 면역 체계 공격을 피하기 위해 다양하게 변이를 하는데 폐암의 경우는 표피성장인자수용체, 즉 EGFR 변이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아시아인 폐암 환자 절반 가량이 EGFR 돌연변이로 인한 비소세포폐암 진단을 받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문제는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개발된 다양한 EGFR 저해제 항암제에 대한 내성 돌연변이가 발생해 계속해서 약물 저항성이 나타나 약효가 저하되고 있다는 점인데요. 현재 유한양행의 렉라자로 대표되는 3세대 비소세포폐암치료제가 나왔지만, 새로운 변이는 계속 발생하고 있죠.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3세대 비소폐암치료제에 약물내성을 갖는 돌연변이를 저해하는 4세대 치료제 개발에 나서 신약 개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테라펙스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내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C797S 돌연변이를 저해하는 4세대 EGFR 치료제 후보물질 TRX-221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각각 임상 1상과 임상 1/2상을 승인받았습니다. 
 
HK이노엔은 기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에 내성을 보이거나 L858R 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4세대 표적항암치료제 IN-119873 전임상을 진행 중입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IN-119873은 기존 1, 2, 3세대 알로스테릭 EGFR-티로신 키나아제 저해제(EGFR-TKI) 약물로 발생한 EGFR 돌연변이에서 우수한 효능을 보일 뿐 아니라 3세대 EGFR-TKI와 병용 요법에서도 시너지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브릿지바이오의 4세대 폐암치료제 후보물질 BBT-207은 현재 국내와 미국에서 임상 1, 2상 시험이 진행 중입니다. 한독은 차세대 EGFR 돌연변이 분해 폐암 치료 신약 물질로 HDBNJ-2812를 연구 개발하고 있습니다. 보로노이 역시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꼽히는 4세대 비소세포폐암치료제 후보물질 VRN11에 대한 국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죠. 회사 측은 "지난달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VRN11 임상 1상 환자 등록과 함께 첫 번째 투약을 완료했다"고 말했습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얀구원장은 "폐암의 경우 생존율도 낮고 예후도 좋지 않은 대표적인 암종으로 현재까지 만족스러운 비소폐암치료제가 없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정 원장은 "국내 기업 입장에서 신약 개발에 투입되는 자금과 시간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지만, 미충족 수요가 클수록 개발 이익은 크다"며 "후보물질 개발 단계에서 글로벌 빅파마로 기술이전하는 라이선스 아웃 역시 제약산업 전반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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