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라인 이한주 재등판…'찐명' 당직 '알박기'

'기본소득' 주도한 이재명 정책 멘토
지난 대선 때 부동산 문제로 낙마 이력
당직자부터 원내대표까지 '친명' 일색

입력 : 2024-04-22 오후 5:43:3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그간 음지에 있던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민주당 싱크탱크 수장인 민주연구원장에 임명되면서 이재명 대표의 '당직 알박기'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비선 실세'로 불린 이 원장은 '기본소득' 등을 설계한 이 대표의 정책 멘토인데요. 이 대표가 오는 8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대규모 당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친명(친이재명) 친위대'를 앞세워 '대선 밑 작업'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에 따라 대표직 연임 여부와 관계없이 이 대표의 당 장악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성남 라인' 이한주, 민주당 '브레인'으로
 
민주당은 지난 21일 신임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 정책위의장에 진성준 의원 등을 선임하는 당직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앞서 지난 19일 조정식 전 사무총장을 비롯한 정무직 당직자들이 일괄 사퇴한 데 따른 후임 인사입니다. 
 
이번 당직 개편안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이 원장의 등판입니다. 이 대표의 간판 정책인 '기본소득'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이 원장이 '당의 브레인'으로 활동하게 된다면 민주당의 '이재명표 정책' 색채는 한층 짙어질 전망입니다. 
 
이 대표의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으로 분류되는 이 원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부터 연을 맺어왔습니다. 그가 '성남라인'이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당시 이 원장은 무상교복, 청년배당, 산후조리원 정책 등 '3대 무상복지'의 실행을 도운 바 있습니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가 된 이후에는 도지사직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거쳐 경기연구원장으로 재직했습니다. '기본소득' 구상이 발표된 것도 이때입니다. 
 
이후 이 원장은 이 대표의 대선 캠프에서 정책본부장을 맡았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직책을 내려놨습니다. 당시 이 대표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인정하지 않겠다", "다주택 고위공직자가 부동산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 등의 주장을 했었는데, 이 원장이 서울과 경기 분당을 비롯한 전국 범위에서 10여개의 부동산을 소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었습니다. 부동산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편법 증여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친명' 넘어 '찐명'…'이재명 민주당' 완성
 
2선으로 물러나 있던 이 원장이 다시금 중용되면서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당직으로) 사실상 알박기를 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더욱이 이 원장의 경우 '친명 횡재, 비명(비이재명) 횡사' 공천 과정에서 이 대표의 또 다른 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과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당직자 인선을 보면 김윤덕 사무총장 이하 대부분이 친명을 넘어 '찐명(진짜 친이재명)'이라 평가받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김 사무총장의 경우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전북 지역 현역 의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이 대표를공개 지지했습니다. 이후 이 대표의 대선 캠프에서 조직혁신당장을 맡았습니다. 
 
이 외에 21대 국회에서 강성 친명 초선 모임인 '처럼회'를 이끌었던 민형배 의원이 전략 사령탑인 전략기획위원장에 임명됐고, 강원도당위원직 신분으로 서울 은평을에 출마를 선언했다 지도부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던 김우영 당선인이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선임됐습니다. '대장동 변호사'로 알려진 박균택 당선인은 법률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여기에 신임 원내대표까지 친명 군단으로 꾸려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이 '친명' 선명성 경쟁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10여명 안팎으로 거론되던 후보군 내에서도 '교통정리'가 되고 있는 모양새인데요.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어를 총괄했던 박찬대 최고위원이 전날 처음으로 원내대표 경선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이후 서영교 최고위원이 이날 출마 선언을 하려다 "최고위원 자리가 2명이나 비게 되면 당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불출마로 급선회했습니다. 김성환 의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3선 국회의원 당선자로서 후보군에 거론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불출마를 알렸습니다. 그는 "22대 총선을 통해 보여준 국민의 명령이자 민생과 개혁의 두 바퀴가 힘 있게 굴러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차기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와 상관없이 '이재명의 민주당'이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공천 과정에서부터 친명이 아닌 사람들을 걸러내면서 '내부 반발'이 나타날 싹을 초장에 잘라버렸다는 진단입니다. 이 대표의 연임은 그의 의지에 달려있을 뿐 '이재명 체제'는 공고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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