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캠페인 관점’에서 한동훈을 평가하면?

입력 : 2024-04-25 오전 6:00:00
4.10 총선이 끝났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108석을 얻었다. 민주당 175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을 얻었다. 
 
국민의힘은 왜 이리도 처참하게 패배했을까? 뉴스토마토는 4월 1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총선패배 책임이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국민들의 68.0%는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10.0%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라고 답했다. 
 
흔히 총선은 ‘중간심판론’이 작동한다고 한다. 그러나, 양당제가 본격화된 2004년 이후 야당이 실제로 승리한 경우는 2016년 1회밖에 없다. 중간심판론은 작동할 때도 있고, 작동하지 않을 때도 있다. 오히려 중요한 질문은 중간심판론은 언제 작동하고, 작동하지 않는지를 묻는 것이다. 
 
중간심판론 - 작동할 때, 작동하지 않을 때 
 
중간심판론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집권당이 반성과 혁신을 통해 중도확장을 하거나, 야당이 더 크게 실책을 하는 경우다. 2004년과 2002년 총선에서 집권여당(민주당 계열)의 승리는 야당이 더 크게 실책한 경우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12월 26일 수락연설을 했다. 보수 쪽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해 2012년 총선 시기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비슷해지기를 희망했다. 2012년 박근혜 비대위는 ‘불리한 선거를 뒤집은’ 선거의 교과서로 평가된다. 2012년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①이명박 정부 임기 5년차 ②차기 대선후보로 독보적인 존재감 ③정강정책에 대한 변경이 가능했다. 박근혜 비대위원회는 총선을 바로 앞두고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등을 표방하며 정강정책을 바꿔 버렸다. 반면, 2024년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①윤석열 정부 임기 2년차 ②독자적인 파워의 한계 ③독자적인 힘으로 정책변경을 추진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1월 18일 ‘국민 눈높이론’을 이야기하며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한다. 같은 날 김경율 비대위원은 ‘마리 앙뚜아네트’를 거론하며 명품백 수수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한다. 1월 18일은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전국 순회 마지막 일정이었다. ‘선(先) 보수결집, 후(後) 중도확장’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의 약점을 ‘김건희 여사 논란’으로 보고 약점보완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마리 앙뚜아네트는 매우 자극적인 사례였다. 용산 대통령실이 매우 불쾌할 수밖에 없던 표현이었다. 1차 중도확장 시도는 불발됐다. 
 
이후 1월 21일~23일에 걸쳐 ‘윤-한 갈등’이 발생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1월 22일 비대위 출근길에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라고 밝혔다. 윤-한 갈등은 ‘한동훈 아바타론’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윤-한 갈등 이후 중도층 일부가 국민의힘 지지로 합류했다. 
 
집권당은 ‘정책을 수반하는’ 중도확장 행보여야 
 
2월은 민주당에서 ‘비명횡사 공천’ 갈등이 발생했다. 민주당의 내분에 의해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었다. 국면 변화는 3월에 발생했다. 야권에서는 조국혁신당이 등장하고, 여권에서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과 ‘대파 논란’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정권심판론에 불이 붙었다. 
12월 26일 취임한 이후,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중도확장 행보는 ‘윤-한 갈등’이 사실상 유일하다. 1월 말~2월 중순까지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2월 중순이 지나면서 ‘약빨’이 떨어졌다. 윤-한 갈등은 정책변화를 수반하지 않았고, 갈등의 내용이 불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정책변화’를 수반하는 중도확장 행보를 대폭 강화했어야 한다. 
 
최병천 이기는 정치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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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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