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코리아 펀드' 출범…"손실은 정부 먼저, 수익은 민간 우선"

21개 민간 출자자, 올해 3천억 이상 출자…8천억 규모 벤처펀드 조성 추진
정부-민간 3대 7 비율…펀드 손실시 결성액 10%내 정부가 우선 충당

입력 : 2024-04-24 오후 4:12:31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민간 중심의 벤처투자 플랫폼인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가 정식 출범했습니다. 정부는 손실에 대한 부담은 대신 떠안고 강력한 인센티브를 통해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포부입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운데)이 24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중소벤처기업부는 24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에 참여하는 출자기관 등과 함께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 출범식을 개최했습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8월 대통령 주재 '스타트업 코리아 전략회의'를 통해 벤처·스타트업이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주역이 되는 '스타트업 코리아'를 선언하면서, 민·관 합동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를 4년간 2조원 이상 조성한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습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오늘 출범하는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는 민간이 중심이 되는 역동적인 벤처 투자의 생태계, 그리고 글로벌 창업 대국 실현이라고 하는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대책의 두 가지 철학을 오롯이 담고 있다"며 "많은 민간 자본이 참여할 수 있도록 손실은 정부가 먼저 부담하고 수익은 민간에 적극적으로 배분하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도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전 세계를 선도하는 선진 투자 생태계 조성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산업자본, 금융자본, 나아가 글로벌 자본의 참여를 이끌어낼 때 진정한 도약을 이룰 수 있다"며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는 역대 가장 성공한 벤처 펀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는 대기업, 금융권, 중소·중견기업과 정부가 함께 조성하는 펀드입니다. 통상 모태펀드 출자사업은 정부 재정을 60% 내외로 출자합니다.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는 정부 재정 30%, 민간자금 70%(민간 출자자 40%, VC 추가모집 30%)로 출자하는 것이 다릅니다. 펀드 출범 첫 해인 올해는 21개 민간 출자자가 3000억원 이상 출자에 나서고, 정부 재정 2000억원 이상을 더해 총 5000억원 이상을 민·관 합동으로 출자합니다. 이를 통해 약 8000억원 규모 벤처펀드를 조성해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서는 벤처·스타트업에 중점 투자합니다.
 
핵심 출자 분야는 △초격차 △세컨더리 △K-글로벌입니다. 중기부는 민간의 위험은 줄이고 이익은 크게 가져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모태펀드가 펀드 결성액의 10%까지 우선 손실을 충당합니다. 펀드에서 이익이 날 경우에는 모태펀드가 얻은 수익의 일부를 민간에게 제공하는 초과 수익 이전과 콜옵션 인센티브도 제공합니다. 이 외에 동반성장평가 가점, 정부 포상 등도 제공합니다. 
 
한화토탈에너지스, 카카오모빌리티 등 7개 기업은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를 계기로 벤처펀드에 처음으로 참여합니다. 나머지 기업도 지난해 대비 출자 규모를 대폭 확대했습니다. 전체 21개 민간 출자자 중 금융권(5개)을 제외한 16개 기업의 벤처펀드 출자규모는 지난해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21개 기업은 비즈토크를 통해 소감을 밝혔는데요.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은 "현재 벤처시장이 굉장히 힘들다. 특히 모든 투자가 대형사 중심으로 몰리는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스타트업 코리아펀드를 통해 대형사, 중소형사 등 다양한 곳에 자금이 공급돼 다양한 분야를 도와줄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서현우 비바리퍼블리카 부사장은 "토스도 성장과정에서 벤처펀드 지원을 많이 받았다. 벤처펀드의 이점과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지금 한국을 대표하는 선배 스타트업이 된 상황에서 전략적인 의의를 갖고 펀드에 참여하고 있다. 자금 지원뿐 아니라 사업적으로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에서 찾아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같이 커가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은 "스타트업은 높은 수익으로 보답드리는 게 맞다. 세계 곳곳에서 K컬처를 비롯해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환영받고 있다. 스타트업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적기"라며 "펀드를 무기로 글로벌로 나가서 2조원, 50조원, 100조원의 수익으로 보답하겠다"고 했습니다.
 
한편,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는 5월 중 출자사업이 공고돼 올해 하반기부터 운용사 선정 등 본격적인 펀드 조성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중기부는 빠르면 올해 안에 투자 사례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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