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등 시작한 리츠…IPO·ETF 상장 박차

리츠 배당확대법·퇴직연금 활성화 기대감
증권가, 장기적인 금리 하락세 전망

입력 : 2024-05-1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고금리에 외면받던 리츠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금리가 점차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 리츠의 높은 배당수익률과 자산가치 상승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립니다. 업계에서도 리츠주 기업공개(IPO)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나서는 등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리츠 10개를 담은 KRX 리츠 TOP 10 지수는 올 들어 6% 이상 올랐습니다. 고금리 기조 및 주택경기 침체 영향으로 지난해 대폭 하락한 후 반등했습니다. 주요 리츠 15개를 담고 있는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상장지수펀드(ETF)도 올 들어 8% 가량 올랐고,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도 지난 3월 상장 후 4% 이상 올랐습니다. 지난 2월 리츠 배당확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법인세 감면 혜택과 함께 이익배당도 확대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우호적인 투자 환경이 조성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퇴직연금 시장 활성화로 인한 연금자산으로 리츠의 활용도가 높단 평가도 나옵니다. 상장리츠와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확정기여형(DC) 및 개인형퇴직연금(IRP)이나 간접(퇴직연금상품)방식 등으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지난 2년간 고금리로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선 공포에 사서 환희에 팔아야 한다며 바닥다지기에 들어간 리츠 투자 적기라고 강조합니다. 
 
배상영 대신증권 장기전략리서치부 팀장은 "변동성이 큰 매크로 환경 속에서 하반기 리츠의 주가 변동성 또한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회복이 기대되는 구간이며 장기적인 금리 하락세는 리츠의 저점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배 팀장은 "상업용 부동산 부실 이슈가 생겼고 시장금리에 연동되는 리츠장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면서 "금리 인하도 속도의 문제인 만큼 지금은 실물시장의 바닥이 멀지 않은 시점이라 리츠의 주가 또한 방향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주요 상장리츠 현황(표=뉴스토마토)
 
롯데리츠 금리인하 부각…ESR리츠 올 들어 33%↑
 
우선 4조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 상장리츠인 SK리츠는 지난 13일 진행한 1200억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도 9000억원어치가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오는 7월 서린빌딩과 SK주유소 담보대출 약 1조원 리파이낸싱이 예정돼 있고, 그 일환으로 이자비용 절감과 차입처 다각화를 꾀하며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7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모집에서도 6000억원이 몰려들었습니다. 
 
롯데리츠는 금리 하락에 가장 부각될 리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주가는 올 들어 6% 가량 오르는 데 그쳤지만, 리파이낸싱으로 리스크를 낮추고 외부 자산 편입으로 인한 수익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가입니다. 롯데리츠는 올해 도래하는 4650억원의 차입금에 대해 차환, 상환 스케줄을 통해 조달 금리 레벨 다운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만기 도래할 일부 은행채의 조기 상환을 통해 저금리로 차환할 계획"이라며 "조달금리로 인해 주가가 디스카운트 된 만큼 향후 시장 금리 인하에 가장 베타가 높은 리츠로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국내 대표 물류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공급과잉으로 물류센터 공실률이 커진 상황에서도 지난해 100% 수준의 임대율을 유지한 데다 재계약에 따른 임대료 또한 18% 성장했습니다. KB스타리츠도 해외 상업용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를 겪다가 자산가치가 상승하며 올 들어 실적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아울러 상당수 리츠들의 주가가 여전히 부진하지만, 리츠가 보유한 부동산 특성에 따라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류센터에 집중투자하는 ESR켄달스퀘어리츠와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올 들어 33%, 21% 급등세 보이며 상장 리츠들 중 올해 수익률 1·2위에 등극했습니다. 뒤이어 같은 기간 신한서부티엔디리츠(16.21%), 미래에셋맵스리츠(14.79%), 이지스레지던스리츠(13.66%), KB스타리츠(11.59%), 이지스밸류리츠(11.55%) 등이 10% 넘게 상승했습니다.  
 
운용업계, 리츠 IPO·ETF 상장  
 
자산운용업계는 리츠 투자 수요에 발맞춰 기업공개(IPO)와 리츠 관련 ETF 출시에 나서고 있습니다. 
 
신한리츠운용은 지난 8일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상장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국내 처음으로 글로벌 부동산 펀드에만 투자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즉 부동산을 직접 소유하지 않습니다.
 
이 리츠는 'USGB'와 'PRISA' 등 미국의 개방형 부동산 펀드가 주 자산입니다. 신한리츠운용은 "이 펀드들은 평균 임대율이 92%에 달하고 LTV(부동산 가격 대비 대출 비율)가 30%대로 낮아, 10년 이상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리츠주에 투자하는 관련 ETF 출시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우리자산운용은 지난달 30일 한국 우량리츠에 집중투자하는 ‘WOORI 한국부동산TOP3플러스' ETF를 선보였습니다. 이 ETF는 리츠의 규모와 이익 창출능력을 다각도로 분석해 10개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고, 이 중 상위 3개 우량 리츠에 각 20%까지 집중투자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정량지표로 측정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인공지능(AI)도 활용합니다. 뉴스 트렌드와 시장의 센티멘트를 분석하여 종목 선정에 도움을 주고, 투자 적시성도 높힐 수 있다는 것이 우리운용의 설명입니다.
 
최홍석 우리자산운용 ETF·인덱스 운용실장은 "국내 최초로 저평가 우량리츠를 선별하는 방법론(Value/Quality/AI)을 적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며 "향후 금리 정점 기대로 자산 수익성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왼쪽 위 ESR켄달스퀘어리츠, 오른쪽 위 신한알파리츠, 왼쪽 아래 SK리츠, 오른쪽 아래 롯데리츠.(사진=각사)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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