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국내 철강업계의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산 철강재의 과잉 공급과 내수 침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입니다. 다만 2분기부터는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정부의 보호무역 조치 등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옵니다.
전남 광양에 위치한 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경. (사진=뉴시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철강 3사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 추정치는 최근 3개월간 증권사들이 발표한 실적 전망치를 종합한 것입니다.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1분기 예상 매출액은 17조7096억원, 영업이익은 5478억원으로 추정됩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90% 하락하고, 영업이익은 6.04%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제철은 매출액 5조5434억원, 영업이익은 –15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6.80% 하락하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동국제강은 매출액 8028억원, 영업이익은 100억원으로 전망됩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3.43% 하락하고, 영업이익은 80.95% 감소한 수치입니다.
철강업계가 1분기 실적이 부진한 이유로는 중국산 철강재가 과잉 공급된 탓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1억1072만톤으로, 전년 대비 22.7% 증가했습니다. 대표 제품인 열연코일(HRC) 가격은 전년 대비 12% 하락했습니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국산 철강재는 국내 건설경기 불황과 맞물려 내수에서도 부침을 겪었습니다. 한국철강협회와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한국으로 수입된 철강재는 877만톤으로 2017년(1153만톤) 이후 7년 만에 최대 수준이었습니다. 한국의 철강재 내수는 매년 5000톤 이상을 유지해 왔으나, 지난해 4720만톤으로 코로나19 시기보다 더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2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계절적 성수기에 돌입한 가운데, 중국의 철강 생산량 감축 조짐과 더불어 정부의 반덤핑 조치가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이달 5일 중국 정부는 올해 철강 생산량을 통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산업부는 이달 말부터 중국산 후판에 최대 3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증권가는 2분기 실적으로 포스코홀딩스 7090억원, 현대제철 1215억원, 동국제강 240억원으로 각각 전망했습니다. 각각 1분기 대비 29.4%, 894%, 140% 증가한 수치입니다. 증권업계는 “철강 3사 모두 1분기를 저점으로 실적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산 철강재 생산 감소와 반덤핑 관세 도입 등이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신중론도 제기됩니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특임교수는 “중국 정부가 생산 감축을 지시하긴 했지만 실제 이행 여부는 불확실하다”며 “전반적인 수요 증가가 확실치 않은 상황이라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