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역대급 자사주 매입·소각 행렬

유한양행, 사상 첫 253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
성과에도 주가하락, 주주가치 높여 주가 부양

입력 : 2025-05-15 오후 4:19:18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역대급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가치 제고과 책임경영 행보로 유한양행(000100)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200억원대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습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00년부터 현재까지 자사주 총 641만8129주를 매입했지만 한 번도 소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유한양행은 이사회에서 오는 23일 전체 발행 주식의 약 0.3%,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대비 약 3.7% 수준인 보통주 24만627주를 소각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소각 예정 금액은 총 252억6584만원입니다.
 
유한양행 측은 "이번 주식 소각의 목적은 주주가치 제고이며, 자사주 소각 시 발행주식총수만 감소하고 자본금 감소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유한양행은 앞으로 6개월간 총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 방식으로 추가 취득한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습니다.
 
유한양행이 적극적으로 자사주 소각, 매입 행보에 나선 것은 주주 가치를 높이고 연초보다 하락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함으로 풀이됩니다. 유한양행은 지난 1월2일 종가 기준 주가는 11만8300원이었지만, 15일 기준 종가는 10만7000원으로 9.6% 하락했습니다.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유통되는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자사주 매입은 주식 가격이 낮게 평가됐을 때 회사가 자기 돈으로 주식을 매수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주가를 안정시키는 대표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죠.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유한양행 본사 전경. (사진=유한양행)
 
휴젤·보령·유유제약 자사주 소각 동참
 
앞서 유한양행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유한양행은 2027년까지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을 평균 3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죠. 이를 위해 주당 배당금(DPS)을 총 30% 이상 증액하고 보유 또는 매입한 자사주를 1%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537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휴젤(145020)도 15일 537억346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습니다. 회사 측은 "소각 주식 수는 보통주 30만주로 주주가치 제고와 주식 가격 안정을 위해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 셀트리온(068270)은 올해 여러 차례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병행하고 있고, 보령(003850)유유제약(000220)도 최근 자사주를 소각했습니다.
 
보령은 지난 2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자사주 100만주를 소각했습니다. 소각된 주식은 102억원 규모로, 발행주식총수의 약 1.2%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유유제약은 지난달 2023년 발행한 245억 규모 전환사채 중 약 74억원에 대해 매도 청구권을 행사해 매입한 후 전량 소각하고, 2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취득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실적 향상, 기술이전 성과에도 정작 시장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면서 주가 부진이 이어지자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 소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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