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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17일 13:5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하이브와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간 에스엠(SM) 인수전이 일단락되면서 세 기업 모두 라틴 아메리카, 중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특히 세 기업 경영진은 미국 외 지역에서 음악 산업을 선도하는 리더를 선정하는 빌보드 ‘2025 글로벌 파워 플레이어스’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위상을 입증했다. 하이브는 올해 현지 보이그룹을 론칭해 라틴 아메리카를 공략하고, SM은 2대 주주로 올라선 텐센트와 협력해 중국 현지 아이돌 데뷔를 추진하며 중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카카오 역시 SM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주요 아티스트들의 유럽 월드투어를 확대해 글로벌 영향력을 키워갈 전략이다. <IB토마토>는 세 기업의 글로벌 시장 공략 전략과 향후 확장 가능성을 집중 조명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에스엠(041510)(SM엔터)을 인수한 이후 매출 성장이 정체기에 돌입한 가운데 올해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확장 전략을 가동할 전망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SM과 북미 협력 법인을 통해 영국 현지 5인조 보이그룹을 론칭하는 등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자체적으로 보유한 산하 레이블에서도 월드투어 등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다변화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다만, 유동성이 다소 저하된 상태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투자 곳간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3년간 매출 성장세 주춤해 글로벌 확장에 '사활'
17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년 동안 매출이 1조8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매출이 2021년 1조2469억원에서 2022년 1조8648억원으로 49.56% 급성장한 이후 외형 성장이 정체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21년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이후 지난 3년간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역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1조8128억원으로 전년(2023년)1조8735억원보다 3.24% 감소했다. 이에 올해 SM엔터를 비롯해 상위 매출을 내는 K-팝(POP) 아티스트 연예기획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확장에 집중할 전망이다.
우선 SM엔터테인먼트와는 지난 2월 북미 통합 법인을 통해 영국 보이그룹 디어앨리스(dearALICE)를 데뷔시켰다. 디어앨리스는 소속 멤버 5명이 모두 영국인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팝스타 어셔·스눕독 등과 협력 중인 음악 레이블 감마(gamma.)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데뷔 앨범 프로듀싱부터 앨범 발매·유통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디어 앨리스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아울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연예매니지먼트 자회사 9곳을 거느리고 있다. 연예매니지먼트 자회사 4곳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자회사 중에서도 상위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걸그룹 아이브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2078억원으로 압도적인 매출 1위를 기록했고, 아이유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가 매출 750억원, 배우 이병헌이 설립한 자체 기획사 비에이치(BH)엔터테인먼트가 매출 406억원, 가수 겸 프로듀서 유희열이 설립한 연예기획사 안테나가 매출 38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주요 연예기획사를 중심으로 월드투어를 진행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걸그룹 아이브는 지난 4월 일본 나고야, 후쿠오카 등 주요 4개 도시에서 11회에 걸쳐 팬 콘서트를 개최했다. 지난해 9월 데뷔한 K팝 밴드 그룹 '드래곤포니’도 지난 5월 타이베이 단독 콘서트를 전석 매진시켰다.
아울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지난 3월 글로벌 K컬처 팬 플랫폼 ‘베리즈(Berriz)’를 공식 론칭해 팬 플랫폼 후발주자에 나섰다. 산하 레이블 아티스트 등과 협력해 휴먼 지적재산권(IP)은 물론이고 음악, 웹툰, 영화 등 K컬처 IP를 담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보이그룹 크래비티에 이어 걸그룹 아이브도 ‘베리즈(Berriz)’에 입점해 전 세계 팬들과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베리즈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유동성 개선 고육지책 자회사 매각해 곳간 '확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지만 유동성은 다소 저하된 상태에서 올해 본격적인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 다소 아쉬운 자회사는 매각해 부족한 자금을 메꾸고 투자 곳간을 확보하고 있다.
유동자산 규모만 따져 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유동자산은 지난해 1조1620억원, 하이브는 1조8037억원이라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유동부채는 하이브가 8309억원인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유동부채는 1조4382억원에 달한다. 외형을 키워가는 과정에서 차입금이 과도하게 불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 지분을 인수한 이후 지난 2022년 총차입금이 1조584억원을 기록해 전년(2021년) 8759억원보다 20.84% 늘어난 바 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2021년 72.89%%에서 2022년 113.35%로 급증한 바 있다.
이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실적이 저조한 엔터테인먼트 자회사를 매각해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가수 정은지 등 소속사 아이에스티(IST)엔터테인먼트를 매각해 267억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IST엔터테인먼트 당기순손실은 46억원을 기록했다. 밴드 걸그룹 ‘QWER’ 등 소속사 쓰리와이코프레이션 지분 50.07%도 87억원에 매각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당사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뮤직, 스토리, 미디어 사업의 IP밸류체인을 구축하고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으며, 동시에 안정적으로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자회사 추가 매각 계획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 글로벌 엔터산업 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