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5월 당시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해 중인 대형 컨테이너선과 선박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란 의회가 미국의 핵시설 공습에 대한 대응 조치로 세계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안을 의결했습니다. 실제 해협이 막힌다면 세계 원유 운송이 마비되면서 한국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미국은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해 "자살 행위"라며 "이란의 보복 시 더 강력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 보도에 따르면, 이란 의회는 22일(현지시간) 자국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폭격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습니다. 미국이 전날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핵시설 3곳을 직접 타격한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됩니다.
에스마일 쿠사리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장은 "최종 결정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 달려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SNSC의 결정이 이행되려면 최고 지도자의 재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결국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는 이란의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에게 달린 셈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운송량의 20~30%가 지나는 곳입니다. 또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이곳을 통과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곳이 막히면 원유 공급 부족으로 유가가 급등, 전 세계에 '오일 쇼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다만 1980년대 이후 실제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한 적은 없었습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해 "이란인들 입장에서 자살 행위"라고 했습니다. 또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어떠한 보복도 이번 공습보다 훨씬 더 강력한 공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정권교체'라는 용어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을 수 있지만, 만약 현 이란 정권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왜 정권교체가 없겠느냐"며 이란 내 정권교체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의 정권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서도 미국은 이란이 원하면 내일이라도 바로 협상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그는 "이란이 계속해서 핵무기 보유국이 되고자 한다면 난 그게 정권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 정말로 생각한다"며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