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강선우 방어?…속내는 '자진 사퇴'

민주당도 변화 감지…강선우·이진숙 설득 주력

입력 : 2025-07-17 오후 5:09:04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대통령실이 17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설'을 일축했지만, 속내는 내심 강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 후보자의 경우 보좌진 갑질 의혹에 더해 거짓 해명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비판 여론이 오히려 거세지는 양상입니다. 이에 여당인 민주당 내부에서도 '강선우 불가론'이 고개를 들면서 변화의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민주당 내부에서 처음 나오기도 했습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실 "기류 변화 없다"지만…내심 '자진 사퇴'했으면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청문회를 마친 장관 후보자들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청문회가 마무리되는 금요일(18일) 이후 종합 보고를 한 뒤에 대통령이 판단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우 수석은 "그때 대통령께서 어떤 지침을 줄지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이날 이른 아침에 강 후보자와 관련한 대통실의 공지가 나왔습니다. 강 후보자의 거취와 관련해 입장 변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언론 공지를 통해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름으로 바로잡는다"며 "대통령실은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은 기류 변화가 없다"고 거듭 신중한 입장을 전했습니다. 대통령실의 이러한 반응은 "청문회 과정을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기존 입장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강 후보자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음에도 내부에선 청문회 전 강 후보자에게 여러 의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강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해명하겠다는 입장을 대통령실에 전했다고 하는데요. 강 후보자가 자신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버티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실제 강 후보자에 대한 '결단'을 요구하는 듯한 민주당 내부 발언도 나왔습니다. 원조 친명(친이재명)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민 여론과 국민의 눈높이를 당사자(강 후보자)와 인사권자 이런 분들이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피해를 당했다고 말하는 분들의 의견을 분명히 청취할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며 "여러 가지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강 후보자의 경우 보좌진 갑질 의혹이 제대로 해명되지 않고 오히려 확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강 후보자에 대해 전·현직 보좌진에서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인데요. 특히 민주당 내부에선 자당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 모임인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 역대 회장단까지 성명을 내고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 것에 대해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6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오전 질의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당 내부서 첫 사퇴 요구…김상욱 "이진숙 자진 사퇴해야"
 
이진숙 후보자에 대한 여당 내부의 사퇴 압박은 강 후보자보다 더 센 상황입니다. 여당 내부에서 이 후보자를 향해 공개 사퇴 요구가 이날 처음 나오기도 했습니다. 
 
김상욱 민주당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교육 장관으로 나오시는 분이 이공계 논문의 특수성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제자의 오탈자까지 그대로 복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라며 "이 후보자가 대통령에게 부담을 그만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김 의원은 '(이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게 맞다는 뜻인가'란 진행자 질문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며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답했습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이 후보자 논란에 대해 "국민의 생각을 따르는 것이 정치"라며 "그렇기 때문에 민심을 거역해서는 안 된다"고 우회적으로 '불가론'을 내비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과 여당에선 두 후보자의 자진 사퇴에 무게를 두고 설득에 나설 것으로 관측됩니다. 다만 두 후보자가 '버티기 모드'에 들어갈 경우, 지지율 추이에 따라 이 대통령이 최종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통령은 우선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인 19일까지는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주말에 결단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주용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