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LG유플러스(032640)가 악성 앱을 활용한 보이스피싱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향후 5년간 정보보호 분야에 총 7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9일 LG유플러스 용산 사옥에서 보안 간담회를 진행 중인 홍관희 LG유플러스 정보보안센터장. (사진=뉴스토마토)
LG유플러스는 29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열린 보안 전략 간담회에서 실제 악성 앱을 통해 스마트폰 단말기가 원격으로 장악되는 과정을 선보였습니다. 이날 시연에서는 악성 앱이 설치된 스마트폰에서 일반 전화는 모두 차단되고, 보이스피싱 조직이 거는 전화는 112나 1301 등으로 위장되는 모습이 구현됐는데요.
홍관희 LG유플러스 정보보안센터장은 "악성 앱이 설치되면 피해자 모르게 카메라가 실행돼 위치 정보까지 수집될 수 있다"며 "영상, 음성 정보가 보이스피싱 조직과 실시간 공유되면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악성 앱 서버 추적 시스템으로 고객들을 보이스피싱·스미싱으로부터 지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9일 LG유플러스 용산 사옥에서 열린 보안 간담회에서 홍관희 LG유플러스 정보보안센터장이 악성 앱으로 스마트폰 단말기가 원격 통제되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 뉴스토마토)
LG유플러스는 AI 기반의 고객피해방지 분석시스템으로 24시간 보이스피싱·스미싱 위협을 탐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악성 앱 설치·접속 이력이 확인되면 알림 문자를 발송하고, 고객은 전국 1800여개 매장의 보안 전문 상담사나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데요. 오신영 사이버위협대응팀 팀장은 "통신사뿐 아니라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제조사들도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해 함께 대응 중"이라며 "악성 앱이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만큼, 고객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피해 사례를 분석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실시간 대응뿐 아니라 중장기 보안 투자도 강화할 방침입니다. 향후 5년간 총 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예고하며 '제로트러스트' 보안 체계 구축에 힘쓸 것이라 강조했는데요. 홍 센터장은 "정보보호 분야에 연평균 1200억~15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라며 "특히 제로트러스트 시스템 구축에 상당한 비용을 쓰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AI 기반 관제 대응, 암호화 기술, 데이터 거버넌스 강화에도 지속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제로트러스트는 '모든 접근을 신뢰하지 않고 항상 검증하는' 보안 체계로 최근 디지털 보안 분야에서 핵심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2027년까지 AI를 통해 비정상적 접근 통제와 이상 행위 탐지 조치를 전면 자동화하고 선제적 보안 체계를 확보해 차세대 제로 트러스트 아키텍처를 완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 같은 투자 전략으로 보이스피싱 및 스미싱 등 범죄 피해 예방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민관 협동 정보보안 협의체 구성도 제안했습니다. 과학기술정통부, 경찰청 등 정부 부처가 개별 협업하는 현 방식으로는 보이스피싱·스미싱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인데요. 홍 센터장은 "피싱 범죄는 통신사뿐 아니라 정부와 민간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문제"라며 "협의체를 구성해 이들이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