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전자, 스마트폰·태블릿 관세 부과 가능성에 ‘긴장’

미 반도체 품목별 관세 발표 이번 주
파생상품 관세 부과 시 피해 불가피

입력 : 2025-08-11 오후 3:19:01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미국의 반도체 품목별 관세율 발표가 이번 주 안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전자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최근 미 행정부의 반도체 100% 관세 부과에 미 현지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면제 대상일 것으로 추측되지만, 반도체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노트북, 태블릿 PC, 모니터 등 파생상품에 대해 관세가 부과될 위험도 여전합니다. 이들 제품에 관세가 붙을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 (사진=연합뉴스)
 
조만간 발표될 미 정부의 반도체 품목별 관세 항목에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이 포함될지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국내 기업들의 미국 투자로 (반도체) 미국 관세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현재 반도체보다 스마트폰 등 IT 전자기기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이슈가 더 우려스럽다”고 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대미 시설투자 계획 발표에서 “우리는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거나 짓겠다고 한 기업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대로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관세 대상 제외가 유력합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과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각각 건설을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반도체 관세와 함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파생상품 관련 관세는 아직 불확실한 실정입니다. 미 정부는 지난 4월 스마트폰과 노트북, 모니터 등을 반도체 파생 제품으로 분류해 상호관세가 아니라 품목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때문에 스마트폰과 PC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가 부과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완제품 업체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합니다. 
 
특히 그동안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 적자 등 반도체 사업 악화로, 모바일경험(MX) 사업부가 전사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관세를 피하지 못할 경우 미국 시장에서 애플 등 경쟁사보다 열위에 놓일 수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현재 모바일 사업 외 모든 사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스마트폰마저 관세 등의 이유로 사업에 문제가 생기면 암울한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아울러 경쟁사인 애플은 최근 아이폰 부품 공급망을 미국 내에 구축한다는 목적 등으로 6000억달러 규모의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관세 면제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김 연구원은 “애플이 미국 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라며 “반도체 품목별 관세에서 반도체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 IT 전자제품에 대한 관세율은 주요한 부분”이라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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