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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포니링크(064800)가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를 이어가면서 재무 구조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영업 손실이 지속되는 가운데 외형 축소와 현금흐름 악화까지 겹치며 한계기업 상태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포니링크)
3년 연속 적자 이어 상반기에도 손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니링크는 최근 3년간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해왔다. 2022년 영업적자는 12억원, 2023년에는 93억원으로 확대됐고, 지난해에는 262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다. 올해 들어서도 흐름은 반전되지 않았다.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71억원으로 전년 동기(-114억원) 대비 적자 폭이 다소 줄긴 했지만 여전히 적자행진을 멈추지 못했다.
외형 축소도 눈에 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370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 매출은 204억원에 그쳤다. 불과 1년 만에 매출의 44.9% 줄어든 셈이다. 영업 손실에 더해 외형까지 크게 축소된 것은 회사의 사업 경쟁력과 시장 입지가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매출 감소폭이 영업손실 축소 속도보다 훨씬 가팔라 향후 수익성 개선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단순히 비용 절감만으로는 적자 구조를 벗어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처럼 포니링크의 눈에 띄는 외형 축소와 더불어 적자 흐름이 길어지면서 회사의 재무체력은 점차 약화되는 모습이다. 단기간에 실적을 반등시킬만한 모멘텀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시장에서는 ‘만성적자 기업’으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금창출력 약화에도 투자 규모 확대
현금흐름 역시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6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57억원으로 마이너스 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영업 손실이 지속되며 현금창출능력이 약화된 결과다.
더욱이 이런 상황 속에서도 포니링크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126억원을 투자활동에 투입했지만, 올해는 251억원으로 투자 규모가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사업 확장 및 신사업 진출을 위한 투자로 보이지만, 영업손실이 누적되는 상황에서 투자 규모를 키우는 전략은 오히려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리스크를 확대시킬 수 있다.
적자와 투자 확대가 이어지자 회사는 재무활동을 통해 차입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부족한 자금을 메우고 있다. 올 상반기 재무활동현금흐름 규모는 121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차입금 의존이 높아지면서 이자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실제 포니링크의 유동부채(573억원) 가운데 차입금 규모는 532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를 상쇄할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191억원에 불과하다. 현금 대비 차입금 규모가 3배 가까이 더 많은 수준이다.
차입 규모 확대는 고스란히 이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포니링크의 이자보상배율은 –8.9배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1배 미만이면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포니링크의 경우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아니라 추가 차입이나 외부 자금으로 이자를 내고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이자부담이 누적되면 신규 차입 여력도 줄어들고, 투자자 신뢰도 떨어져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몇 년간 국내 기업들의 한계기업 비중 확대를 경계해왔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기업을 뜻한다. 포니링크는 이미 이 기준을 충족하는 상태다. 시장에서는 포니링크가 단순한 일시적 위기를 넘어 ‘한계기업’으로 고착화될까 우려하고 있다. 외형이 줄고,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차입에 의존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구조적 개선 없이는 흑자 전환이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회사 측 대응 방안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IB토마토>는 포니링크 측에 어떤 경영 전략을 통해 외형 축소를 막고 손실 구조를 개선할지, 차입 부담을 줄일 방안은 있는지, 언제쯤 흑자 전환을 예상하는지에 대해 질의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포니링크는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로보택시 4대에 대한 임시 운행 허가를 받고 올 1월부터 현재까지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3대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로보택시 3대는 자율주행 시범 운행에 집중돼 있으며 나머지 1대는 지도 구축에 특화된 차량이다.
본래 해외명품 병행수입 전문 기업이었던 포니링크는 나스닥 상장사인 포니AI와 자율주행 기술 제휴를 맺으며 자율주행 시장에 뛰어들었다. 포니AI는 세계 최고 수준인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중국 4대 대도시에서 무인택시를 상용화한 바 있다.
포니링크는 포니AI와 조인트벤처(JV) 설립을 통해 기술 도입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버스나 택시 등 B2B(기업간 거래) 시장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사업을 벌이고자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포니링는 버스 회사 및 개인택시 협회 등 다양한 주체와 사업화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