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LS전선과 대한전선 등 한국 전선업계의 현재 수주잔고가 1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확산 등으로 차세대 전력 인프라 시장 수요가 높아지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낸 상황입니다.
S마린솔루션 해저케이블 포설선. (사진=LS그룹)
11일 전선업계에 따르면 LS전선과 대한전선의 현재 수잔고는 총 9조4697억원 이상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인 9조921억원에서 4000억원 높은 수치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전선의 상반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6조219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LS전선의 상반기 기준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수주잔고(6조2741억원)보다 544억원 줄어든 규모이지만, 이후 수주 계약을 맺은 것까지 고려하면 현재 수주잔고는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LS전선은 지난 1일 대만 해상풍력 개발사 시네라 리뉴어블 에너지(SRE)로부터 1600억원 규모의 해저캐이블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7월에도 전남 영광군에서 추진 중인 안마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각각 1610억원, 940억원 등 총 2550억원 규모의 신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업계 2위인 대한전선의 경우, 역대 최고 수준의 수주잔고를 기록한 상태입니다. 대한전선의 지난달 말 기준 수주잔고는 3조2500억원으로 사상 최초로 3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말 수주잔고 기준인 2조8180억원보다 4320억원 높은 수치입니다. ‘턴키’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주잔고를 쌓아가는 대한전선은, 지난달에만 △안마해상풍력 해저케이블 프로젝트 (1816억원) △싱가포르 400킬로볼트(kV)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 (1100억원) △카타르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 (2200억원) 등 총 3건, 5100억원 이상의 신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렇게 국내 전선업계가 수주 순항을 보이는 이유는 전 세계 AI 산업 확산 등으로 전력 효율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해저 및 초고압직류송전(HVDC) 캐이블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맞춰 LS전선과 대한전선은 국내·외 생산량을 늘려 견고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한전선과 동나이성 당국 관계자들이 투자 관련 논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한전선)
특히 현재 베트남 해저케이블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양사는, 현지 공장 건설로 해외 수출 확대를 노리고 있습니다. 대한전선은 이날 자회사인 대한비나(TAIHAN CABLE VINA)의 초고압 케이블 공장 건설과 관련해 베트남 ‘동나이성’ 당국과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LS전선의 자회사 LS에코에너지 역시 지난달 12일 베트남 국영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베트남 (PetroVietnam) 그룹과 해저케이블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위한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건설로 전력 수급 솔루션이 필요한 상태”라며 “향후 늘어날 해저케이블 수요에 꾸준히 대응해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