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인공지능(AI) 열풍으로 AI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오르면서 핵심 부품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의 수요도 함께 오르고 있습니다. 일본과 대만이 반도체 기판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국내 부품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도 생산능력 확대와 제품 개발로 추격에 나섰습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부품사들은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일본 이비덴과 대만 유니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부품사들은 대부분 엔비디아의 기판 수주에 집중하고 있는데, 수요 증가로 두 회사의 공급 여력이 부족해 국내 업체들도 수주 경쟁에 뛰어드는 상황입니다. 이비덴과 유니마이크론은 현재 전체 시장의 약 7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AI나 빅테이터 수요가 높아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앞으로 더 많아지고, 고도화될 것”이라며 “지금 같은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부품사들도 서버용 부품에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전기의 경우, 서버·AI·전장·네트워크 등 고부가가치 FC-BGA 제품 비중을 2026년까지 5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삼성전기는 베트남과 부산에서 FC-BGA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 법인은 FC-BGA 수요가 오른 덕에 매출도 늘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기 베트남 법인의 매출은 1조59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4% 올랐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서버용 FC-BGA를 생산하는 만큼, 고객사 추가 수주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기는 올해부터 AMD 등 글로벌 고객사들에 FC-BGA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에 내년에는 구글, 메타 등으로 고객사를 늘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LG이노텍은 지난 2022년 LG전자의 구미 4공장을 인수해 FC-BGA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했습니다. ‘드림 팩토리’로 불리는 이 공장은 10여 단계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무인화 비율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구미시와 6000억원의 투자 협약을 체결한 만큼, FC-BGA 생산능력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LG이노텍은 올해 PC용 FC-BGA를 고객사에 공급하고, 내년 서버용 FC-BGA를 양산한다는 방침입니다.
과제는 기술력 확보입니다. 서버용 FC-BGA는 PC용 제품과 달리 면적이 크고, 층수도 많아집니다. 이를 위해 기판의 뼈대 역할을 하는 코어 층의 기판이 휘는 ‘휨 현상’을 방지하고, 반도체 칩의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이 선두 기업들을 따라잡기 위해선 기술력 확보와 추가 수주가 중요하다”면서 “반도체 기판의 내구성을 확보하면서도 기판을 얇고, 촘촘하게 쌓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