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칩보다 성능 6배…삼성, ‘엑시노스’ 부활로 ‘탈퀄컴’

A19프로 대비 AI 기능 월등
성능·수율 문제 해결로 양산
스냅드래곤 절반 50%로 ↓

입력 : 2025-10-21 오전 11:18:34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삼성전자가 내년 초 새로 출시하는 스마트폰인 ‘갤럭시S26’ 시리즈에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그 성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최고가 라인 ‘두뇌’에 엑시노스를 투입하는 것은 지난 2024년 ‘갤럭시S24’ 이후 2년 만입니다. 그동안 퀄컴의 ‘스냅드래곤’으로 AP를 대신하며 발목을 잡아온 성능과 수율 문제 해결에 역량을 집중해온 만큼,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6 이후 엑시노스의 탑재 비중을 점차 넓혀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전자의 AP인 엑시노스 제품. (사진=연합뉴스)
 
2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한국과 유럽 등에 공개할 갤럭시S26에 엑시노스 2600을 적용하기로 결정한 뒤, 양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다만, 삼성전자는 미국과 일본에 출시하는 제품에는 퀄컴의 최신 스냅드래곤을 넣기로 했습니다. 두 제품의 사용 비율은 50 대 50 수준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앞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사업부문에의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하고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사업부에서 생산하는 엑시노스는 불안정한 성능과 낮은 수율로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5에는 탑재되지 못하고 제품 전량이 스냅드래곤으로 대체된 바 있습니다. 
 
차기 제품에 엑시노스를 재투입하기로 결정한 삼성전자는 높은 성능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에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처리장치(NPU) 등 인공지능(AI) 연산, 비디오 재생, 중앙제어 역할을 하는 칩셋이 들어가는데, 엑시노스 2600은 삼성전자의 내부 테스트 결과, 애플의 A19프로 대비 거대언어모델(LLM) 등 생성형 AI에 중요한 NPU 성능이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측정됐습니다. 또 A19프로보다 CPU 멀티코어 성능은 15% 정도, GPU 성능은 일부 벤치마크에서 최대 75% 우수했습니다. 특히 넷플릭스 등 동영상 스트리밍(OTT) 콘텐츠나 게임 등 멀티미디어 재생 성능도 A19프로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퀄컴의 최신 AP인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 칩셋들과 비교하면, NPU 성능은 약 30%, GPU는 최대 29%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5 모델. 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전량 탑재됐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설계도까지 바꾸며 힘을 쏟아 온 엑시노스2600은, 갤러시S26의 기본 모델과 플러스 모델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여기에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에 들어갈지도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S26은 한국과 유럽용으로 먼저 판매됩니다. 스냅드래곤이 들어갈 북미 모델은 현지 판매 승인을 간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전해집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출시된 갤럭시S1부터 S6(2015년)까지 대부분 모델에 엑시노스를 적용했으나, 지난 2016년부터는 퀄컴 비중을 늘리며 병용 탑재로 전환했습니다. AP의 성능과 수율 문제가 잡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보급형과 폴더블 스마트폰을 제외하고 S23(2023년)과 S25(2025년) 시리즈에서 엑시노스를 사용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엑시노스를 탑재한 내년도 S26 제품 물량에 문제가 없을 경우, 엑시노스 비중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파운드리에서 생산되는 엑시노스가 성능과 수율에 문제가 없을 경우 갤럭시 제품 전량 탑재로 엑시노스 사용량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애플이나 퀄컴보다 문제가 있었던 엑시노스가 이번 신제품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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