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영국 케임브리지 소재 테라헤르츠(THz) 기술기업 테라뷰(TeraView)가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합니다. 테라뷰는 반도체·2차전지·자동차·항공 등 산업 전반에서 사용되는 비파괴 초정밀 검사장비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유럽 기업의 코스닥 상장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테라뷰는 19일 서울 중구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상장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시장 진출 배경과 사업 전략을 설명했습니다. 도날드 아논 테라뷰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가 회사의 주요 사업 무대이며 핵심 고객사들이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한국 상장을 통해 고객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지역 사업 확장을 가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테라뷰는 한국에 주요 거점을 마련하면 고객사와의 신뢰도 제고, 아시아 지역 생산라인 지원 강화, 협력 기반 연구개발 확대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논 CEO는 "한국 기업들이 제품 도입 시 현지 지원 체계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에서도 개발과 기술지원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테라뷰는 테라헤르츠를 활용한 비파괴 검사장비를 개발합니다. 테라헤르츠는 1초에 1조번 진동하는 전자기파로, 엑스레이나 초음파보다 민감도가 높아 미세한 결함 검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입니다. 테라뷰는 2003년 세계 최초 테라헤르츠 기반 장비를 상용화했으며 2010년대부터 반도체 검사 분야에 본격 진출했습니다. 회사는 테라헤르츠 관련 등록 특허 58건, 출원 특허 20건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테라뷰는 인텔과 함께 반도체 검사장비 'EOTPR'을 개발했습니다. 아논 CEO는 "반도체 공정이 고도화되면서 기존 전기적 신호 기반 검사로는 결함 확인이 어려워졌고, EOTPR은 칩 손상 없이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회사는 최근 인공지능(AI) 칩 수요 증가로 첨단 패키징 검사 수요가 크게 늘었고 일부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협력사에 EOTPR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테라뷰는 삼성전자(005930),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협업해 왔으며, 최근에는 2차전지와 자동차 코팅 검사 분야로도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테라헤르츠 기술이 전기차 배터리 전극 코팅의 밀도와 두께를 측정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객사의 자동화 요구에 맞춰 EOTPR 기반 자동화 장비 개발도 진행 중입니다. 자동화가 적용되면 검사 처리량이 크게 늘어 도입 수요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동화 장비는 2027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 전극 코팅 검사장비 '테라코타(TeraCota)'의 적용 분야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중장기적으로 스텔스 특수코팅 검사, 항공기 제트엔진 검사, 통신, 제약·의료 검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최근 2년간 70억~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 약 35억원 수준의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테라뷰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이미 지난해 매출을 넘어섰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업이익은 내년 155억원, 2027년 222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테라뷰는 이번 상장에서 500만 한국예탁증서(KDR)를 공모합니다. KDR은 해외 원주식을 기반으로 국내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한 예탁증권입니다. 아논 CEO는 "미국과 영국에서도 주식예탁증서(DR) 방식이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발행 시 주주 권리 보호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상장일 기준 유통 가능 물량은 전체의 34.1%이며 1개월 후 52.49%, 2개월 후 65.45%로 확대됩니다. 희망 공모가는 7000~8000원이며 총 공모금액은 350억~400억원 규모입니다.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가 확정되면 21~24일 일반청약을 진행하며 상장 예정일은 12월9일입니다.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016360)입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