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내년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도료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인데요. 도료업계는 내년 경영 상황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24일 도료업계에 따르면 다수 기업이 원·달러 환율 1400대 선으로 잡고 신년 경영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분간 지금의 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본 것인데요. 도료업계는 1300대 선으로 환율이 하락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여러 전망과 흐름상 어렵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 도료업계 관계자는 "지금 도료업계에 가장 큰 변수는 환율이다. 보수적으로 측정해서 신년 경영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1400대 선에서 여러 시나리오를 마련해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계속 환율이 오를 것 같으면 미리 물량을 확보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다행히 유가는 당분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24일 서울 중구 명동의 사설 환전소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환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상 도료업계에서는 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활용해 세부적으로 시나리오를 짜는데요. 원자잿값, 환율, 유가가 주요 요소입니다. 이들 요소로 인한 영향을 세부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각 항목별로 시나리오를 마련합니다. 현재는 환율 위주로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있는데 1400대 선에서 4가지의 환율을 차례로 산정해 이에 따라 달라지는 영향을 점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환율에 대비하기 위해 도료업계는 미리 준비를 해왔는데요. 여러 악재를 겪으며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해왔습니다. 또한 원재료를 다변화하고 대체 원료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KCC(002380) 관계자는 "환율에 대한 영향으로 원재료 수입 등에 영향을 받기도 하나 그 외 다양한 시장 조건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환율이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이라며 "다방면으로 이러한 환율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KCC의 경우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된 데다 도료 수출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아 다른 도료업계보다는 부담이 덜합니다. 수출할 경우 고환율이 오히려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KCC의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KCC 측은 내년에도 국내외 신조선·보수선 적용 확대로 선박 도료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한 자동차 도료의 경우도 국내·해외 현지 시장점유율을 늘릴 예정입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경우도 고환율이 당장은 이익이 된다는 입장이지만 고환율 장기화에 대한 부담은 같았습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수출 물량이 많아 당장은 고환율로 환차익이 발생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고환율이 지속되는 것이 좋지 않다"며 "구매를 지연시키거나 가격 압박을 받는 등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환율이 적정선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것이 더 도움된다"고 말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