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기시정조치 갈림길 선 롯데손보, 유상증자 고심

입력 : 2026-01-08 오후 3:56:28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금융당국의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롯데손해보험이 최근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계획 승인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유상증자 포함 여부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롯데손보는 유상증자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으나, 적기시정조치 격상 여부가 걸린 상황인 만큼 조건부 유상증자 방안 등 구체적인 자본 확충 계획을 제시했을 것이란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경영개선계획 제출, 조건부 유증 가능성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이달 2일 금융위원회에 유상증자를 포함한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했습니다. 해당 계획에는 사업비 감축, 부실자산 처분, 인력 및 조직 운영 개선 등 자본적정성 제고를 위한 방안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롯데손보는 주요 공시를 통해 '자본적정성 개선을 위한 세부 이행 방안까지 포함된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비용 절감과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등 주요 경영지표를 관리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목표 수치 달성이 여의치 않을 경우를 대비해 금액과 시기, 주요 주주 확약서 등을 포함한 실행력 있는 유상증자 방안이 조건부로 검토됐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롯데손보 측은 유상증자 포함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개선계획에 유상증자 내용이 포함됐는지를 묻는 질문에 "당국에 확인해달라"고 답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다만 금융당국이 실질적인 자본 확충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충분한 유상증자가 이뤄질 경우 경영개선권고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지 않겠느냐"고 바라봤습니다.
 
금융위는 제출된 경영개선계획을 바탕으로 한 달 내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시장에서는 유상증자 여부와 자본 확충 계획의 구체성이 승인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결국 한 달 안에 금융위에서 승인 여부가 결정될 사안인 만큼 결과를 지켜봐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롯데손보는 지난해 11월 금융위로부터 자본적정성 취약 등을 이유로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받은 바 있습니다. 경영개선권고는 당국이 부실 가능성이 큰 금융사에 재무개선 조치를 강제하는 적기시정조치 중 가장 낮은 단계입니다. 적기시정조치엔 경영개선권고 외에 경영개선요구, 경영개선명령 등 상위 조치가 있습니다.
 
만일 계획안이 반려될 경우 경영개선요구 등 상위 단계의 적기시정조치로 격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롯데손보가 조건부 유상증자 카드를 통해 당국 설득에 나섰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적기시정조치 격상 위기, 유증 카드 만지작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11월5일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받았습니다. 금융위는 2024년 6월30일 기준 경영실태평가에서 롯데손보의 종합평가등급이 3등급(보통), 자본적정성 부문 평가등급이 4등급(취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2025년 2월 추가 검사가 진행됐으나 평가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금융위는 자본적정성 취약성과 지급여력비율 열위를 근거로 사실상 첫 기본자본 관련 제재를 부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롯데손보는 지난달 11일 금융위원회의 경영개선권고 처분에 대해 집행정지와 행정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아울러 경영개선권고 조치에 따라 2021년 발행한 공모 신종자본증권 400억원과 사모 신종자본증권 60억원에 대한 이자 지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보험사의 자본확충 수단으로는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증권 발행과 대주주 자금을 동반한 유상증자가 대표적입니다. 새 보험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의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이 커지면서 유상증자나 후순위채, 전환사채(CB)보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해왔습니다.
 
다만 롯데손보는 지난해 5월 초 2020년 발행한 900억원 규모 후순위채의 조기상환(콜옵션)을 추진했다가 당국 제동으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감독 규정상 콜옵션 행사 이후에도 킥스비율을 150% 이상 유지해야 하지만, 해당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환을 추진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자본성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단기적으로 킥스 비율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돼왔습니다. 그러나 금리 변동성이 큰 환경에서는 신용등급 대비 높은 금리 밴드가 요구돼 조달 비용 부담이 크고, 대규모 손실 발생 시 가용자본으로서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내년부터 기본자본 킥스 비율 규제가 본격화하는 점 역시 당국이 롯데손보에 기본자본 중심의 자본 확충을 요구하는 주요 배경으로 꼽힙니다. 금융당국은 내년 1분기부터 기본자본 킥스 비율 권고 수준을 80%, 규제 수준을 50%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지난 2023년부터 롯데손보 매각을 추진해온 대주주 JKL파트너스는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직접적인 자금 투입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다만 본안 소송 결론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상증자를 통해 적기시정조치 단계가 격상되는 상황을 막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 매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증자 추진은 구조적으로 어려운 사정이 있다는 점을 소명해왔지만, 당국은 끝까지 유상증자를 통한 기본자본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며 "적기시정조치가 격상될 만큼 시장에서 바라보는 롯데손보 가치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당장 발등의 불부터 끄려면 소액이라도 유상증자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본사 건물. (사진=뉴시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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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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