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져봐야 안다"

입력 : 2026-01-12 오전 6:00:00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지지세가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9일 공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1월6~8일 조사·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포인트·무선 전화 조사원 인터뷰)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율은 60%로, 직전 조사와 비교해 5%포인트 올랐다. 민주당 지지율 45%로, 역시 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6%로, 변화가 없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권을 둘러싸고 공천 헌금 수수 의혹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잇단 논란이 제기됐지만, 당장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모양새다. 잇단 악재에도 여권의 지지율이 견고한 이유는 최근 한·중 정상회담과 코스피 지수 4600선 돌파 등 외교와 경제 부분에서 성과를 이룬 이 대통령의 개인기가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여권이 국민의힘의 행보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7일 내놓은 회심의 카드, '당 쇄신안' 발표에도 여론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장 대표가 12·3 비상계엄에 대해 "잘못된 수단이었다"며 처음으로 사과했지만,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와의 관계에 대해선 확실히 끊어내지 못했다.
 
특히 당 쇄신안 발표 다음 날에 정책위의장에 친윤(친윤석열)계 정점식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윤씨의 탄핵을 반대한 조광한 경기 남양주병 당협위원장을 앉힌 것은 "쇄신안이 내부 인테리어 수준에 머물렀다"는 세간의 평가를 듣기에 충분했다. 윤씨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국민의힘의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장 대표는 강경 보수 세력에 휩싸여 여전히 윤씨와의 절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장 대표의 이러한 행보는 어디서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든다. 과거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을 이끌었던 황교안 전 대표가 바로 장 대표와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황 전 대표는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강성 보수 세력과 결탁한 채 끝까지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했다. 장 대표가 예고한 대로 당명 개정까지 하면, 황 전 대표와 싱크로율 100%에 가까워진다. 황 전 대표는 총선을 두 달 앞두고 보수 정당의 당명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서 미래통합당으로 교체했다.
 
2020년 4월 총선 결과는 미래통합당의 참패였다. 전체 국회의원 300석 중 103석으로, 간신히 100석을 넘겼다. 2017년 대선 패배, 2018년 지방선거 패배에 이어 2020년 총선 패배까지 보수 정당이 내리 3연패를 당한 것이다. 보수 정당의 3연패는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전 정권과 절연하지 않고, 중도 외연 확장에 나서지 않는다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교훈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 체제로 6·3 지방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장 대표는 앞으로도 민심과 당심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윤씨와의 관계, 비상계엄 문제는 최대한 덮고 가면서 '반이재명(반명), 반민주당' 노선으로 지방선거를 치를 전망이다. 예전에 황 전 대표가 '문재인 싫어하는 사람은 다 모여라' 하는 식의 '묻지마 반문(반문재인) 연대'처럼 '묻지마 반명 연대'는 지방선거 전략이 될 수 없다.
 
결국 당장 국민의힘에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다. 다만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노선의 변화가 예상된다. 과거 미래통합당도 총선 패배 이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바뀌고, 박근혜 세력과 절연하면서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져봐야 이기는 법을 안다"는 스포츠의 오랜 진리가 있다. 선거 이전에 국민의힘이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며 변화하길 바란다.
 
박주용 정치팀장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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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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