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세계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조선업이 하반기 들어서도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의 부진도 예상되는 가운데, 철강·기계·건설·석유화학의 업황 역시 불투명했다.
그나마 전자와 반도체만이 비교적 선전할 것으로 예상돼 위안이 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3일 오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12 하반기 산업계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재정위기 등 불안 요인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의 진폭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진단했다. 대내외적 변수에 요동치는 불안한 정세가 이어진다는 뜻이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금융시장의 불안과 유로존 붕괴 우려가 한층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국의 경기 둔화와 일본의 재정적자 확대 또한 잠재적 위협요인으로 꼽았다. 한 본부장은 신자유주의의 위기를 설명하며 글로벌 경제의 진폭 확대, 에너지 위기, 경쟁 패러다임의 변화 등을 예상했다.
박원주 지식경제부 국장은 “세계경기 여건이 지극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우리 산업의 건전한 생태계와 내수시장을 복구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었다”며 “기업 간 협력 등 상생에 대한 노력으로 양극화와 대내외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종별로는 유럽 경기에 민감한 조선과 자동차의 전망이 극히 어두웠다.
이상우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선박 수주는 물론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도 드릴십 발주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2014년에 이르러서야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이 기간 시장 부진을 극복할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자동차 역시 경기 침체로 인해 수요 둔화가 예상됐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팀장은 “유럽의 소비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며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업별 부익부 빈익빈이 짙어지고, 심지어 업체별 구조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철강의 경우 위기와 기회가 상존했다. 변종만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하반기 중국 철강업체들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감산과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수요 발생으로 철강재 가격과 업황의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여전히 경기 불확실성이 남아있고, 아시아 내 경쟁 심화, 국내 증설에 따른 파급효과 등을 향후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기계는 중국 모멘텀이 종료 단계에 접어들면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과 이머징마켓에 의해 시장 성장이 주도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미국의 설비투자 증가로 공작기계, 농기계, 건설장비 등의 수혜가 기대되며 이머징마켓에서는 건설장비 성장이 견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은 해외에서 답을 찾아야만 할 전망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주택경기 침체와 공공발주 수익성 악화는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중동의 전력 수요, 중유 발전 증가 등으로 발전·정유·화학 플랜트 건설은 증가해 건설 업종의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석유화학은 시장 상황이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의 긴축 완화에 따른 화학제품 수입 증가가 예상된다”면서도 “중동의 대중국 수출 비중 증가로 과도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자는 스마트폰과 TV 중심으로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위원은 “4G LTE폰을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며 “또 디지털 방송 전환과 함께 올림픽, 유로 등 스포츠 빅이벤트로 TV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품업체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돼 전반적으로 국내 IT업체들의 선전이 예상됐다.
전통적 효자종목이었던 반도체 또한 장기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올 태세다. 소현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모바일 D램과 AMOLED 등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있었다”며 “외국 후발업체들과의 기술 격차가 확대되면서 반도체 종주국으로서의 위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 내 과점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