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글로벌 M&A 대전..금융위기 이전수준 회복

입력 : 2014-05-13 오후 6:56:25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앵커 : 연초부터 글로벌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전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화이자 같은 업계 1위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인수합병 규모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습니다. 현재 전세계 인수합병 시장의 현황, 국제부 원수경 기자와 함께 점검해보겠습니다.
 
올들어 진행된 인수합병 규모가 얼마나 되는건가요?
 
기자 : 금융정보분석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전세계에서 진행된 인수합병 규모는 1조2000억달러에 이릅니다. 전년동기와 비교했을 때에는 40% 이상 급증했는데요,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처음 넉달간 1조4000억달러의 M&A가 이뤄졌던 것과 비슷한 규모입니다.
 
업종별로 보면 제약업종 등 헬스케어 부문에서 가장 많은 1640억달러 이상의 M&A가 체결됐고요, 통신부문의 M&A도 전년대비 177%, 과학기술 부문도 86% 늘었습니다.
 
앵커 : M&A가 이렇게 활발해진 원인이 뭔가요?
 
기자 :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우선 그 동안 기업들은 경제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보다는 현금을 쌓아놓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저금리의 영향으로 자금조달비용이 낮아졌고, 지난해 주가상승으로 기업들의 자산규모가 커지면서 M&A를 위한 자금 마련이 쉬워졌습니다.
 
또 제약업체의 경우 특허권 만료에 따른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인데, 신약개발보다는 M&A가 비용과 리스크가 적다는 점이 인수합병 시장에 뛰어들게 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들은 세금 문제 때문에 인수합병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미국의 법인세율은 최대 35%로 높은데요, M&A를 통해 상대적으로 세율이 저렴한 국가로 본사를 옮기면 절세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앵커 : 올들어서는 M&A의 규모가 큰, 이른바 ‘빅딜’이 늘어난 점도 특징적이라고요?
 
기자 : 네, 현재 진행중인 미국의 GE와 프랑스의 알스톰간 M&A 규모는 135억달러에 이르고요, 제약업체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에는 규모가 무려 1000억달러를 넘어섭니다. 빅딜 중에서도 100억달러 이상의 메가빅딜 논의가 활발한 것입니다.
 
올해 논의된 100억달러 이상 메가빅딜은 13건이 넘는데요, 전년동기대비 75%나 급증했습니다. 건당 규모가 커지면서 인수합병 건수는 오히려 줄었는데요, 실제로 지난 4개월 동안 전세계 M&A 규모는 40% 이상 늘었지만 횟수는 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 규모가 커진만큼 버블 우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질적인 측면은 어떤가요?
 
기자 : 우려와 달리 내실을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우선 기업들의 M&A 대금 지급방식이 바뀌었는데요. M&A 버블이 있었던 지난 2007년에는 차입금 등을 통해 현금으로만 인수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전체의 76%였지만 올해에는 47%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반면 현금과 주식을 함께 지불한 경우는 14%에서 33%로 두배 이상 늘었습니다.
 
전략적 M&A도 많아 무작정 사기보다는 자사의 경쟁력 있는 사업부를 보강하기 위해 사업부 맞교환 같은 방식을 늘리고 있는 추세입니다.
 
M&A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관점도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M&A의 장점보다는 자금조달의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M&A를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는 대체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올해에는 M&A를 발표한 날 해당 기업의 주가가 평균 4.4% 상승했습니다.
 
앵커 : 바다 건너 서로 다른 나라에 있는 기업끼리의 M&A도 늘면서 각국 정부도 긴장하고 있다고요?
 
기자 : 네, 앞서서도 말씀드렸지만 세금 문제 때문에 특히 미국 기업들이 유럽 기업을 많이 노리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는 이에 따른 세수 감소 효과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인수대상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유럽국가들은 자국 산업의 경쟁력 약화와 고용감소 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화이자의 아스트라제네카 인수을 두고 이번주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청문회를 열고 인수 적정성을 따져볼 계획입니다. 프랑스 정부도 자국산업 경쟁력 약화를 우려해 GE의 알스톰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앵커 : 그렇다면 M&A 시장의 활기는 언제까지 지속될 전망인가요?
 
기자 : 전문가들은 대체로 내년까지는 M&A 붐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딜로이트는 2분기 M&A가 전년동기대비 1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고요, 상반기에만 1만5000건 이상의 거래를 예상했습니다.
 
또 아시아의 경제전망이 개선되고 각국 정부의 규제가 완화된다면, 현재 미국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M&A 붐이 유럽과 아시아, 신흥국 등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M&A 분야도 미디어와 인터넷, 제약 중심에서 금융과 부동산, 통신 등으로 넓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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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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