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 내년에도 어둡다..선사들, 또 다시 자금조달

입력 : 2014-12-15 오후 4:03:32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컨테이너 시장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주요 선사들이 선제적인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해운업계와 금융권에서는 중국 성장 둔화와 유로존 경제 불확실성 지속으로 내년 컨테이너선 시황 회복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특히 얼라이언스 간 초대형 선박 확보 경쟁으로 선복량이 늘고 운임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저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되지만, 이와는 별도로 물동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체 컨테이너 업황은 부진할 것이란 설명이다.
 
국내 대표 컨테이너 선사인 한진해운(117930)현대상선(011200)의 경우 지난해 말 발표한 각각 2조원,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대부분 이행하며 유동성 공급에 숨통이 트였지만, 내년 컨테이너 시장의 불확실성이 강조되면서 다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 양사 모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가 몰려 있어 이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내년 2월 2000억원, 4월 2500억원, 5월 1000억원, 6월 1320억원 등 총 682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현대상선은 2월 2200억원, 3월 1900억원으로 상반기에 4100억원, 이어 10월 3716억원 등 총 7816억원을 갚아야 한다.
 
양사 모두 내년에도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신청할 것이 유력시됨에 따라 총 상환 금액의 20%만 상환하면 되지만 이 경우에도 한진해운 1364억원, 현대상선 1563억2000만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한진해운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2000억원 규모의 30년 만기 교환사채(E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발행 주관사는 유안타증권이며, 사채의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7.7%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은 오는 18일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5668만4552(23.11%) 중 3369만2243주를 주당 5970원씩, 총 2000억원에 처분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한진해운의 최대주주인 대한항공이 차액정산계약을 체결해 사실상 보증 효과를 냈다. 향후 한진해운의 주가가 5970원을 기준으로 하락하거나 상승할 경우 대한항공이 손실을 보전하거나 차익을 회수하게 된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한진해운이 ‘BBB’의 낮은 신용등급을 보완하기 위해 최대주주인 대한항공으로부터 신용보강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말 발표한 자구안의 일환으로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상증자 시기는 내년 2월쯤으로 점쳐진다. 2000억원 유상증자에 성공할 경우 현대상선 자구안 이행률은 90%를 넘어서게 된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보유자산 및 주식 매각, LNG운송부분 등 사업부 매각 등을 통해 2조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의 유상증자설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경영권 강화와도 연관이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유상증자에 현대엘리베이(017800)터가 참여할 경우, 현대그룹 지주사 격인 현대글로벌을 통해 현대엘리베이터를 소유하고 있는 현 회장이 현대상선에 대한 경영권을 강화할 수 있다.
 
앞서 현대그룹은 지난 9월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매각 대금 440억원을 활용해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글로벌 지분을 매입하면서 순환출자 구조를 단선 구조로 바꾼 바 있다.
 
이전까지는 '현대글로벌→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글로벌'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였지만 현재는 '현정은 회장→현대글로벌→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 구조로 한층 단순해졌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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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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