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와 화웨이가 애플과 삼성전자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를 제치고 안방시장 1와 2위를 차지했다. 샤오미와 화웨이의 활약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도 모두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제2의 샤오미로 불리며 떠오르는 원플러스의 전략 스마트폰 '원플러스2'는 64초만에 초도물량이 완판됐다.
이 기업들은 요즘 뜨겁게 회자되고 있는 '대륙의 실수'의 주인공들이다. 특히 샤오미는 불과 2~3년 전만 해도 '값 싼 중국산', '카피캣'으로 불렸다. 애플과 디자인이 비슷하고, 홈페이지 방식도 유사하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 창업자가 청바지에 검정 티셔츠를 입고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신제품 발표회도 대놓고 따라했다.
이런 '짝퉁 애플'로 놀림 당하던 샤오미는 최근 가성비가 가장 뛰어난 브랜드로 꼽힌다. 인터넷 게시판의 사용 후기를 보면 '예쁘다' '가격대비 성능이 좋다' 라는 글들이 넘쳐난다. 이제는 샤오미 제품을 추종하는 충성 고객들도 생겼다. 예상 외로 뛰어난 품질에 세련된 디자인,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며 중국산 제품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놓고 있다.
과거 중국산 제품들은 싸고 조악하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꼬리표가 더 이상 품질이 떨어지는 싸구려라는 낙인으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중국 기업의 성장세는 지난달 미국 포춘이 공개한 ‘글로벌 500’ 리스트에서도 나타난다. 포춘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에 중국 기업 106개가 이름을 올렸다. 이는 한국 기업(17개)보다 6배 이상 많은 것으로 세계의 공장 중국의 힘을 보여주는 자료다.
과거 미국에 진출했던 도요타도 '일본의 실수'라고 불리지 않았던가.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는 제품들은 어느덧 세계 시장을 빠르게 집어삼키며 '대륙의 실력'이라는 의미로 재해석되고 있다.
앞으론 이러한 '대륙의 실수'가 잦아지며 중국산 제품이 세계의 정상에 우뚝 서는 시기가 올지도 모른다.
요즘 애플과 삼성전자의 주가는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중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우려감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IT산업을 아우르는 노하우와 경쟁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갈길이 멀다고 치부하기 전에 중국 기업들의 반란이 나비효과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중국기업에 대한 새로운 시선이 필요하다.
김선영 국제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