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면 스마트폰(패블릿), 디지로그(Digital+Analog)의 원족격인 '갤럭시노트'가 혁신을 더 해 돌아왔다.
삼성전자(005930)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갤럭시노트5를 공개했다. 매년 9월 독일 세계가전전시회(IFA)에서 노트 시리즈를 공개하던 것에 비해 3주가량 발표시기를 앞당기면서 9월에 공개할 애플 신제품을 견제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갤럭시노트5를 공개했다. 사진/삼성전자
패블릿의 원조답게 5.7인치 대화면을 채택했다. 전작인 노트4와 5.7인치로 같으나 가로 폭이 2.5㎜ 좁아져 두께가 8.5㎜에서 7.6㎜로 얇아졌다. 대화면이지만 손에 감기는 손맛을 살릴 수 있도록 트레이드마크인 직사각형 외관을 버리고 후면 엣지 디자인을 적용했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대화면 스마트폰은 향후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GfK는 1분기 스마트폰 시장 주요 특징으로 대화면 스마트폰의 성장을 꼽았다. 1분기 5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 판매량은 1억6600만대로 전체의 47%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32%보다 늘어난 비중이다.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중 대화면 폰 비중이 6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디지로그 바람을 불어온 S펜의 진화도 눈길을 끈다. 아날로그적 '펜'과 '메모' 본연의 기능에 집중해 실제 만년필로 메모장에 글을 써내려가는 듯한 느낌을 살려 메모기능에 충실하도록 했다는 평가다. 새롭게 적용된 '꺼진 화면 메모' 기능은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 등 필기가 필요할 때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바로 메모할 수 있다.
노트시리즈는 지난 2011년 IFA에서 처음 공개됐다. 5.3인치 화면으로 당시 애플의 아이폰보다 2인치가량 화면이 컸다. S펜을 적용해 스마트폰과 아날로그 감성을 결합했다.
이는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애플의 철학과 정면으로 반대되는 행보였다. 스티브잡스는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없는 스마트폰은 바보 같은 것이라며 3.5인치 화면을 고집했다. 또 손가락을 가장 훌륭한 도구로 칭하며 스타일러스 펜을 도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소비자는 대화면과 노트 같은 스마트폰에 열광했다.
그 다음해 출시된 갤럭시노트2는 화면크기를 0.2인치 키워 패블릿의 명성을 이어갔다. 배터리 용량은 3100mAh로 늘려 크기만큼 당시 최고 용량을 자랑했다.
2013년 출시된 갤럭시노트3는 5.7인치로 화면을 더 키웠다. 이 화면 크기는 노트5까지 계승되고 있다. 후면카메라는 화소수를 1300만으로 키웠고, 3GB 램을 탑재해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해도 속도가 느려지지 않도록 하드웨어를 강화했다.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노트4는 노트시리즈 중 처음으로 Q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선명함을 선사했으며, 카메라도 처음 800만화소에서 1600만에 광학실흔들림방지(OIS)까지 탑재하며 진화했다. 조리개값도 F2.0의 값을 지녀 당시 나온 스마트폰 카메라 중에는 가장 밝은 눈을 지닌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성능보다 UX에 변화를 줘 부진했던 갤럭시S5의 빈자리를 메꿔준 제품이기도 하다.
매해 조금씩 혁신을 하며 진화한 갤럭시노트는 다섯 번째 제품을 통해 한번 더 성장했다. 원조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새로워진 S펜에 소비자가 열광할 수 있을지 이제 남은 것은 시장의 평가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