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중국, 중남미, 러시아 등 신흥 제약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흥 제약 시장은 인구 고령화와 소득수준 증대 등으로 의약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시장을 말한다. 선진 시장보다 임상 및 허가 비용이 적게 들고 진입 장벽이 낮아 글로벌 제약사보다 자본력과 연구력이 열세인 국내사에게 해외진출의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22일 IMS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달러(1157조원)에서 2020년에는 1조4000억달러(162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4~7%로 추정된다.
전세계 의약품 시장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주도하는 양상이었다. 전체 시장에서 6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규모가 막대했다. 하지만 경기침제, 인구 고령화 성숙 등으로 성장률이 둔화되는 양상이다. 2016~2020년 선진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3~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 시장이 쇠퇴하는 반면 중국, 중남미, 러시아 등 신흥 시장이 부상하고 있다. 2015년 2500억달러(289조)에서 연평균 7~10% 성장률을 보여 2020년에는 3450억달러(434조)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된다.
선진 시장에 진출하기에 자본력이 부족한 국내사들은 신흥 시장을 해외진출의 기회로 삼고 있다. 미국에선 임상을 거쳐 허가를 받는 데 신약이 10년 정도 1조~2조원이 사용되지만 신흥 시장은 3년에 1000억원 이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다. 신흥 시장에선 국내 임상시험 자료를 인정하는 경우가 많아 기간 단축으로 비용은 더 줄어들게 된다.
보령제약(003850)은 고혈압신약 '카나브'로 중남미, 중국, 러시아, 동남아 등 총 29개국에 진출했다.
LG생명과학(068870)은 사노피, 스텐달과 중남미, 인도 등 전세계 104개국을 대상으로 당뇨신약 '제미글로'의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일양약품(007570)은 항궤양제 '놀텍'과 백혈병치료제 '슈펙트'로 중국, 동남아, 러시아, 중동 등 30여개국에 진출했다.
대웅제약(069620)의 보톡스 '나보타'는 태국, 필리핀, 중남미 등 신흥 시장 20~30개국 진출에 성공했다.
녹십자(006280)는 혈액분획제제로 브라질 정부가 진행하는 의약품 입찰을 따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사들의 신흥 시장 의약품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신흥 시장의 높은 성장성이 유지되고 있어 국내사들의 해외 진출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