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맞은 청년 코스닥, 세계적 시장으로 성장하다

시가총액 7.6조에서 206조로 30배 커져…성숙한 투자문화 정착은 과제

입력 : 2016-06-30 오후 3:22:20
[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지원 등을 목적으로 지난 1996년7월1일 개설된 코스닥시장이 다음달 1일 개장 20주년을 맞는다. 코스닥시장은 그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개설 당시 341개사였던 상장기업 수는 1168개사로 3배 넘게 늘었고, 시가총액 규모는 7조6000억원에서 206조원으로 확대되며 시장 규모가 30배 가량 성장했다. 
 
 1996년 5월17일 코스닥주식회사 설립 기념식 모습. 사진/한국거래소
 
세계적 규모로 외형 급성장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개설 당시 341개사였던 상장기업 수는 지난 2007년 10월 1000개사를 돌파한데 이어 현재 1168개사로 늘었다. 특히 글로벌 기업공개(IPO)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2개사가 신규 상장하며 2002년(153개사)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해외 주요 신시장 중 나스닥(275개사)에 이은 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7조6000억원에서 206조원으로 확대되며 시장 규모가 30배 가량 성장했다. 이는 글로벌 신시장 중 시가총액 기준으로 미국 나스닥(NASDAQ), 중국 선전시장 창업판 차이넥스트(Chi-Next)에 이은 3위에 해당한다. 지난 10일에는 시가총액 215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큰 폭으로 늘었다. 개설 초기 23억원에 불과했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올해 현재 3조4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4월22일에는 하루 거래대금이 7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장 개설 취지에 맞는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지원 역할도 톡톡히 했다. 시장 개설 이후 코스닥기업의 총 자금조달 규모는 47조9000억원으로 초기 5년(12조2000억원)에 비해 4배 가량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코스닥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금액은 3조원으로 시장 개설 초기인 1998년(4437억원)의 약 6.7배로 증가했다. 
 
미래 성장형 산업의 발굴과 육성 속에 시가총액 상위종목 등 시장선도 업종도 부품·장비와 같은 제조업 위주에서 바이오, 디지털콘텐츠 등 신성장산업 중심으로 재편됐다. 실제로 초창기인 1999년에 한통프리텔, 한통엠닷컴, 하나로통신 등이 코스닥 시총 상위권에 포진해있었지만 현재는 셀트리온(068270), 카카오(035720), CJ E&M(130960), 메디톡스(086900) 등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장기 박스권에 갇혀있던 코스닥지수는 정부의 중소·벤처 지원 강화 등에 힘입어 지난해 700선을 돌파한 뒤 현재 700선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다. IT벤처붐 열풍에 힘입어 2000년3월10일 2834.4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큰 활황 장세를 구가하던 코스닥지수는 이후 시장에 대한 투자자 신뢰 훼손과 전 세계적 IT불황 등이 겹치면서 500~600포인트의 박스권에 갇혀 장기간 횡보세를 지속한 바 있다. 2008년10월27일 사상 최저치(261.2포인트)까지 추락한 바 있다. 
 
최근 5년간 코스닥지수 누적수익률은 44.5%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7.4%)와 비교할 때 눈에 띄는 부분이다.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문화기술(CT)업종이 107.4%라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하며 힘을 보탠 덕분이다. 특히 지난해 코스닥지수 상승률은 25.7%로 해외 주요 신시장 중 중국 차이넥스트(창업판)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시장 건전성 향상 노력 지속
 
외형성장뿐만 아니라 내실도 다졌다. 기업의 재무실적이 증가하고 시장 내 건전성 저해 행위가 감소했다. 
 
실제로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의 평균 매출액은 1119억원으로 2005년(725억원) 대비 54.3% 증가했다. 평균 당기순이익과 평균 자기자본도 각각 428.6%, 116.3% 늘었다. 
 
시장 건전성도 향상됐다. 형식요건 퇴출 강화, 실질심사 제도 도입 등을 통해 시장 신뢰를 저해하는 부실기업에 대한 대대적 정화 작업에 착수한 덕분이다. 실제로 2009년 실질심사 제도 도입 이후 그간 코스닥시장 신뢰 저하의 원인이었던 공시위반과 횡령배임 등 건전성 저해행위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관리종목, 공시위반, 횡령배임건수는 96건으로 2011년(203건)과 비교해 52.7% 줄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2015년 12월21일 창업지원센터 설립 기념식을 가졌다. 사진/한국거래소
 
이런 가운데 코스닥시장본부 산하에 창업지원센터가 문을 여는 등 지속 성장을 위한 거래소의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창업지원센터를 출범하며 종합적 상장사다리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스타트업 마켓, 인수합병(M&A)중개망, 코넥스, 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원스톱(One-Stop) 상장사다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코스닥은 한국 모험자본 생태계 구축에 핵심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향후 창업지원체계가 원활히 작동돼 코넥스·코스닥시장의 성장기반이 확대되고, 모험자본시장 선순환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투자 문화 자리잡아야
 
한편, 앞으로 코스닥시장이 더 큰 성장을 위해 업계와 투자자 등의 측면에서 개선해야 될 부분도 남아있다. 지난해 기관(1711억원)과 외국인(1957억원)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전년 대비 각각 58%, 67% 늘면서 개선되고는 있지만, 시장 특성상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88%로 높은 점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너무 개인들의 비중이 높다”며 “기관들과 달리 개인들은 단타매매, 테마주에 쏠리는 성향이 있는데, 이는 시장변동성이 커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장기투자하는 투자자 기반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문화가 한 단계 성숙해야 될 필요성도 제기했다. 황 실장은 “투자자들의 투자의식도 조금 더 성숙해져야 한다”며 “지난번 이상급등세를 보인 코데즈컴바인(047770)의 경우 업계 안팎의 투자 주의가 이어지며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도 추격매수하는 개인들이 있었는데, 이는 시장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런 테마주에 편승해서 혹시나 일확천금을 노리려는 투자 문화는 조속히 사라져야 한다”며 “개인투자자들의 투자방식이 가치, 펀더멘털에 기반한 투자문화로 발전해야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보전달채널이 부족한 점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황 실장은 “코스피에 비해 정보전달채널이 아직 부족하다”며 “코스닥 기업 리포트는 코스피와 비교할 때 아직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며, 이런 부분에 있어서 증권사들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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