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펙트, 1차치료 승인에도 부진

1분기 실적 5억원 그쳐…신규환자 유입 적어 한계

입력 : 2016-08-0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일양약품의 토종 만성골수성백혈병 '슈펙트'가 초기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1차치료제로 승인을 받았지만 저조한 실적에 그치고 있다. 환자수가 많지 않은 데다가 신규 환자 유입도 적어 매출 신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일양약품은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슈펙트의 1차치료제 사용을 승인받았다. 슈펙트는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표적치료제다. 일양약품은 13년간 개발에 매달려 2차치료제로 지난 2012년 국내 발매했다. 1차치료제에서 효과가 불충분한 환자에게 처방되는 2차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것이다. 
 
1차치료제는 노바티스 '글리벡'과 '타시그나', BMS '스프라이셀'이 있다. IMS데이터에 따르면 1차치료제 시장은 900억원대, 2차치료제 시장은 100억원대 규모다. 지난해 글리벡은 530억원, 스프라이셀은 160억원, 타시그나 15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슈펙트는 13억원에 그쳤다. 
 
슈펙트의 매출 확대를 위해선 1차치료제 진입이 필수적이었다. 2차치료제보다 처방 범위가 10배 이상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8월부터 240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국내외 24개 대형병원에서 임상을 실시했다. 하지만 1차치료제로 승인을 받고도 슈펙트의 초반 성적은 부진한 양상이다. IMS데이터 기준 슈펙트의 올 1분기 실적은 5억원대에 그쳤다. 성장률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 15억원대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 
 
슈펙트의 부진은 신규 환자가 많지 않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골수성백혈병 환자는 1만12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는 30%(3300여명)로 추정된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신규 환자는 매년 300~500명에 달한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슈펙트는 신규 환자 중심으로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의료진은 한번 처방한 의약품을 좀처럼 바꾸지 않는 보수적인 처방 특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기존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가 복용하는 치료제를 슈펙트로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슈펙트가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다. 지난 1분기에는 전년비 46%의 성장률을 보였다. 1차치료제 임상 결과가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하게 나와 사측은 장기적으로 점유율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슈펙트는 외산약이 주도하고 있는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를 국산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신약"이라며 "1차치료제 승인을 받은 후 아직까진 기대할 만한 실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아직 초반이라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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