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자폐증 아동의 자해행동 이유와 대응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입력 : 2016-10-11 오후 4:13:49
본원에서 치료중인 자폐 아동 중 한 아이는 습관적으로 자신의 팔뚝을 깨물곤 한다. 이빨자국이 나도록 깨물어 보기에도 아플 정도이다. 말려도 야단쳐도 소용없다. 기분이 좋을 때는 웃으면서 자신의 팔뚝을 깨물어대니 이상한 행동인지라 간혹 섬뜩해지기도 한다.
 
또 다른 아이는 벽에다 자신의 머리를 부딪치는 자해 행동을 한다. 벽이나 문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간혹 가다 혹이 나도록 박치기를 반복한다. 이 아이는 혹이 나도 아프다는 표현도 없다. 게다가 통증 자체를 전혀 못 느끼는지 간혹 살이 찢기는 상태가 되도 울지 않고 아프다는 표정조차 없다.
 
이외에도 가벼운 증세로 자학적인 상태를 보이는 아이들이 많다. 자신의 머리나 얼굴을 때리는 경우는 흔한 경우다. 이런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이들이 정신 나간 상태가 아닌가 싶어 무서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기에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주 강하게 이런 행동을 제지하게 된다. 우리가 어떤 태도로 대하는 게 옳은지 알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자해증세가 생기는 원인을 심층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워드프로세서로 필담이 가능한 칼리는 바닥에 머리를 찧는 행위를 반복하는 자폐아다. 칼리는 자신의 증세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몸이 터져 버릴 것 같아서요. 콜라 캔을 흔들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멈출 수 있다면 저도 그렇게 할 거예요. 그러나 전원 스위치를 끄듯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른 행동인지 알지만 그것은 마치 나의 뇌와 힘겹게 싸워야 하는 상황과 같아요.”
 
자폐증으로 수의학 관련 교수가 되어 유명한 템플그랜딘은 유사한 이유로 자신의 몸을 강하게 압박하는 방법을 쓴다고 한다. 자신의 몸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면 소를 압박하는 압박기에 들어가 자신의 신체를 압박하고 나면 편해진다고 한다.
 
자폐증 환자들은 감각이 비정상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상태다. 촉각-전정신경계–망상체-편도체-대뇌로 이어지는 감각통합계에 이상상태가 상존하는 상태다. 그러므로 외부 자극 없이 내부에서 이상감각이 발생하고 그것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껴질 때 외부자극을 동원하여 감각의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비유하자면 정상인이 몸이 가려울 때 참지 못하고 긁어야만 시원해지는 상황과 같다. 가만히 정자세를 유지하고 있을 때 움직이고 싶은 욕구가 강해지면 신체를 어찌할 줄 몰라 안절부절하는 일반아동의 상태와 유사하다.
 
자기자극행동이 큰 부상위험을 동반하면 강제로 저지해야 한다. 그러나 대체로 부상위험이 큰 방식을 택하지는 않는다. 부상위험이 크지 않다면 말릴 이유가 없다. 대부분의 자기자극 행동을 놀이로 전환시켜 자기조절력을 키워줘야 한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전) 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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