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벤처에 곳간 풀어… 5년간 1200억원 바이오 투자

입력 : 2016-10-31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유한양행(000100)이 사업 영역 확대와 신약 확보를 위해 바이오벤처에 활발히 투자를 하고 있다. 6년마다 교체되는 전문경영인 체제여서 신약 R&D 연속성의 한계를 유망한 외부업체와 파트너십으로 극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13개 바이오업체 등에 1190억원을 투자했다. 
 
2011년 엔솔바이오사이언스(45억원), 2012년 테라젠이텍스(066700)(200억원), 2013년 유칼릭스(27억원), 2014년 엠지(102억원)에 투자했다. 
 
2015~2016년에는 9개 업체에 투자했다. 2015년 바이오니아(064550)(100억원), 코스온(069110)(150억원), 제넥신(095700)(200억원), BSL(20억원) 등 4개 업체와 손을 잡았다. 
 
2016년 이뮨온시아(120억원), 파멥신(30억원), 소렌토(1000만불, 약 114억원), 네오이뮨테크(300만불, 약 34억원), 제노스코(420만불, 약 48억원)에 투자했다. 
 
투자 목적은 신약후보물질 확보를 비롯해 유전자분석, 진단시약, 수액제, 화장품 등 사업 영역 확대 등이다. 유한양행은 신약후보물질의 R&D를 지원해 후기임상 단계서 글로벌 제약사에 라이센싱 아웃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사업 다각화 전략이기도 하다. 
 
업계에선 유한양행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배경에 대해 전문경영진 체제라는 특성 때문으로 보고 있다. 유한양행은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의 1971년 사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제약산업은 오너의 영향이 큰 사업으로 꼽힌다. 제약은 수익이 없어도 장기간 연구와 투자를 강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오너 중심 사업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6년마다 전문경영인이 바뀌어 R&D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M&A 등 과감한 의사결정도 어렵다. 유한양행은 구조적인 문제를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보완하고 있는 것이다. 
 
유한양행은 2014년 제약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선 이후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2016년 8월 기준 유한양행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735억원, 유동자산은 1조493억원에 달한다. 올 1~6월 R&D 비용은 401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6.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상위 30개사의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10%다. 
 
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은 바이오벤처에 가장 활발히 투자하고 있는 제약사"라며 "전세계 제약업계에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국내에도 자본을 가진 대형 제약사와 기술력을 보유한 바이오벤처 간에 제휴가 활발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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