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 참으면 병된다

신체건강 위협…대화·관계 통해 해법 찾아야

입력 : 2016-11-16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국민 화병'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각종 뉴스마다 국민들의 한숨이 끊이지 않는 요즘이다. 주위에서 가슴을 치며 답답해 하는 어른들의 모습이나, '화병이 나겠다'는 인터넷 뉴스 댓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처럼 가슴 속 '울화'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태가 장기화되면 심신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어 현명하게 다스릴 필요가 있다. 강동경희대병원의 도움말을 통해 화병에 대해 알아본다. 
 
61세 남성 A씨는 최근 뉴스만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가도, 때로는 울분이 치밀어 오른다. 그동안 뉴스에 무관심했지만 생방송을 챙겨볼 정도로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뉴스를 보면 볼수록 허탈해지고, 또 화가 치밀어 오른다. 마땅히 할 수 있는 게 없어 허무함과 불안감까지 밀려온다. 이렇게 며칠을 보내고 나니 얼굴에 열이 차고 명치 끝도 갑갑해 밥도 잘 안 넘어간다. 가슴이 벌렁거리고 자려고 누워도 치밀어 오르는 화에 밤잠을 계속 설친다.  
 
A씨와 같은 상태가 전형적인 화병의 초기 증상이다. 화병은 화가 나는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지내다 쌓인 화를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상태를 일컫는다. 이러한 화병을 초기에 잘 다스리지 못하면 우울, 불안 등의 정신적 문제로 진행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증세가 계속되면 고혈압, 뇌졸중, 소화장애 등의 신체적 문제가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화병의 주요 증상으로는 ▲ '자주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든다' ▲ '가슴이 답답하다' ▲ '화가 쌓여 안절부절 못한다' ▲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 '얼굴과 가슴에 열기가 느껴질 때가 많다' ▲ '이유 없이 머리가 아프다' ▲ '가슴이 두근거린다' ▲ '자주 피로하다' 등이 있다. 아무런 자극이 없는데도 답답함이 느껴지거나 소화장애, 불면, 두통, 불안 등의 신체적 증상이 반복되면 병으로 발전하는 단계이므로 전문가의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는 화병을 'Hwabyung'이라는 한국의 병명 그대로 표기해 한국 특유의 문화 관련된 정신의학적 증후군으로 정의 내렸다. 화병은 보통 본인을 둘러싼 환경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못하고 누적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A씨가 겪는 화병은 개인적 환경을 넘어선 뉴스 속 사회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 특별한 처방이 필요하다.
 
우선 평소의 컨디션과 감정을 잘 유지한다. 분하고 화가 나면서 어떠한 행동도 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뉴스를 피하고 산책 같은 운동을 30분 이상 하면서 자신의 리듬을 되찾으려 노력한다. 울분의 감정을 잠시 내려놓고 사건의 본질에 대해 차분하게 살펴보며 감정을 통제해야 한다. 문제를 이성적으로 바라볼 여유가 생기면 울분의 감정 또한 안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떠한 행동과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정리해 본다. 이완요법이나 명상 등을 통해 감정을 추스르고 화를 다스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혼자 속으로 부글부글하면서 허무한 무기력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감정을 적절히 표출할 필요도 있다. 정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화를 삭이는 것보다 문제를 공감하는 사람과 대화를 통해 울화를 털어놓는 방법도 좋다. 고민을 혼자서 끌어안기 보다 주변 사람들과 지속적인 관계나 만남을 통해 대화하는 방법도 고민해 볼 수 있다. 다만 인터넷을 통한 가상의 관계는 또 다른 공황 자애를 유발할 수 있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
 
김종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최근 들어 뉴스 때문에 생긴 화를 주체하지 못하겠다고 호소하는 환자가 늘었다”며 "뉴스를 보며 생기는 울화를 나만의 문제로 돌리기보다 다른 사람과 대화를 통해 표출하면서 이성적 해답을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남성이 스마트폰을 통해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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