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울대공원도 뚫렸다…천연기념물 황새·원앙 등 폐사·살처분

서울대공원·어린이대공원 동물원 휴장 조치, 유통 계란·닭 ‘안전’

입력 : 2016-12-19 오후 2:08:50
[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전국을 뒤덮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급기야 서울대공원에까지 확산돼 천연기념물인 황새와 원앙이 폐사·살처분됐다.
 
19일 서울대공원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대공원에서 황새 2마리가 폐사함에 따라 사체를 국립환경과학원에, 같이 사육하던 4종 18수의 시료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각각 검사의뢰했다.
 
중간검사 결과, 황새 사체는 H5 양성으로 판정됐으며, 원앙 5마리에서도 H5 양성 판정이 나옴에 따라 18일 원앙 8마리를 예방적 살처분했다.
 
다른 전시장에 있는 11종 120여수에 대해서도 추가 분변검사를 국립환경과학원에 의뢰했으며, 현재 중앙 역학조사반이 서울대공원을 방문해 감염 경로에 대해 조사 중이다.
 
또 서울동물원 전체 조류(1200여수)도 19일 분변을 수거해 모니터링을 거쳐 국립환경과학원에 AI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황새와 원앙은 각각 천연기념물 199호와 327호에 해당하며, 서울대공원에는 이들 외에도 다수의 국제적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이 있지만, 정밀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일 경우 행동지침에 따라 살처분 조치가 불가피하다.
 
아직 정확한 감염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서울대공원 인근 청계저수지의 야생조류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송천헌 서울대공원 원장은 “서울대공원 주변 청계저수지에 원앙 70~80마리가 서식하는데, 케이지 형태이고 평상시에도 야생조류들이 들락날락 했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의 경우 조류 분변검사를 실시했지만 현재까진 AI 음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대공원에서는 물새장과 들새장에 덮개를 설치해 외부 조류로 인한 감염을 차단한 상태다.
 
특히, 서울시는 서울대공원과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을 지난 17일부터 휴장 조치하고, 한강탐조대와 한강생태공원을 전면 폐쇄해 시민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
 
서울시는 한강 등 야생 조류 서식지 17곳에서도 조류 분변을 수거해 총 1055건을 검사했지만 현재까진 AI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서울시는 시중에 유통되는 닭?오리고기, 계란은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고병원성 AI가 발생된 농장에서는 닭의 시장 출하가 불가능하고 계란이 생산되지 않으며, 발생위험이 높은 지역(발생지로부터 반경 3km)에서 사육되는 닭, 오리 등은 폐기하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지 않는다.
 
또 AI 발생지나 농가를 경유한 차량이 서울시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방역관이 차량과 시설을 소독하고 차량·운전자에 이동 조치를 내린다.
 
서울시는 계란 가격이 폭등하면서 불량 축산물 유통을 막고자 다음달 20일까지 합동점검반을 운용해 식용란 출하지역을 점검하고, 불량 계란 유통을 막을 방침이다.
 
현재까지 국내에 사람이 AI에 감염된 사례는 없으며, 학계에서도 감염된 닭이나 오리를 직접 접촉하지 않으면 사실상 감염 위험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지난 18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직원이 휴장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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