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온라인 유통 본격화

보령·일동 사업 진출…도매업체 반발 우려

입력 : 2017-01-10 오후 3:17:13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제약사들이 의약품 온라인몰(전자상거래)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본격적으로 유통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249420)은 온라인 의약품 유통업체인 일동e커머스를 최근 신설했다. 현재 정식 오픈 전으로 테스트 운영 중이다. 오는 23일 1차 오픈을 통해 일동제약의 제품과 상품을 우선적으로 유통한다는 계획이다.
 
보령제약(003850)은 지난 2일 의약품 온라인몰 팜스트리트를 오픈했다. 의약품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등도 판매해 종합 헬스케어몰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보령제약과 일동제약은 자사 제품뿐만 아니라 타사 제품까지 판매하는 전문 의약품 온라인 오픈마켓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의약품은 사람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생산·유통·소비 등 전과정이 까다롭게 관리되고 규제된다. 이런 이유로 오픈마켓은 일반 소비재에선 흔하지만 제약산업에선 신규 시장에 해당된다. 
 
의약품 온라인몰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서 약을 주문받아 판매·배달하는 방식이다. 의약품을 유통하는 도매업체들은 이들 온라인몰에 입점하게 된다. 약사는 온라인몰에서 도매업체들이 올린 의약품의 가격 등을 비교해 약을 선택할 수 있다. 여러 약들을 온라인에서 간편하게 선택할 수 있고, 소량 구매도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산발돼 있는 도매업체의 약들을 하나의 판로로 중계하면서 수수료를 받는다. 자사 의약품의 재고관리에서도 유리하다. 
 
의약품 온라인 오픈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제약사는 대웅제약이 대표적이다. 대웅제약(069620)은 2009년 '더샵'을 설립했다. 대웅제약 더샵(회사명: 엠서클)은 2015년 매출액 543억원으로 전년비 27% 성장했다.
 
한미약품(128940)은 2012년 '온라인팜'을 설립했다. 한미약품 온라인팜은 2015년 기준 매출액 6005억원으로 전년비 18% 성장했다. 매출액 차이가 나는 것은 사업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웅제약 더샵이 약국 거래만 하는 것과 달리 한미약품은 도매업체나 약국 구분 없이 자사 의약품을 대부분 온라인팜을 통해 공급받는다. 오픈마켓이라기보다는 자사 의약품 중계 사이트인 셈이다. 
 
대웅제약과 한미약품에 이어 보령제약과 일동제약이 올해 3~4호 온라인몰을 오픈했다. 업계에선 온라인몰 설립은 의약품 유통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몰이 활성화되면 약사 수요에 따라 도매업체들은 입점하고 수수료를 내야 할 수밖에 없다"며 "생존 경쟁에 몰린 도매업체와 마찰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제약사의 온라인몰은 사실상 자사 의약품 판매로만 한정돼 있다"며 "온라인몰 설립은 장기적으로 의약품 유통사업으로 확대하기 위한 의도"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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