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브 복합제 쌍둥이약 허가

보령제약 계열사 통해 승인…"영업대행 외주화 전략"

입력 : 2017-01-31 오후 3:09:42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보령제약(003850)이 신제품 복합제의 이름과 포장만 달리한 쌍둥이약을 계열사를 통해 연이어 허가를 받아 배경이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에선 외주 영업대행사(CSO)를 통한 쌍둥이약 발매로 영업망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 계열사인 보령바이오파마는 지난해 5월 고혈압복합제 '카브핀(카나브+암로디핀)'을 승인받았다. 지난 25일에는 고혈압·고지혈증복합제 '로카브(카나브+스타틴)'를 허가받았다. 
 
이들 복합제는 보령제약이 개발한 고혈압신약 '카나브'에 다른 유명 약물을 결합한 제품이다. 카나브는 토종신약 15호로 지난해 400억원대 처방액을 기록했다. 보령제약은 카나브 복합제의 라인 확대로 단일 브랜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회사인 보령제약은 이미 동일한 복합제로 이미 승인을 받았다. 보령제약은 고혈압복합제 '튜카브(카나브+암로디핀)'와 고혈압·고지혈증복합제 '투베로(카나브+스타틴)'를 지난해 5월과 8월에 허가를 받았다. 쌍둥이약까지 동일 복합제를 2개씩 허가받은 것이다. 보령제약의 듀카브와 투베로는 판매되고 있으나 보령바이오파마의 카브핀와 로카브는 허가만 받아놓은 상태다. 
 
국내에선 한 제약사가 동일한 약 2개를 파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약사법에 따르면 동일 성분 의약품은 1개소가 1개 제품만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의약품 난립에 따라 시장 교란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쌍둥이약 전략을 통해 합법적으로 이를 피해나갈 수 있다. 쌍둥이약 전략은 계열사나 다른 제약사를 통해 자사 제품과 동일한 약을 발매하는 방식이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보령제약의 지배 구조에 있지만 법인이 다르기 때문에 약사법에 저촉되지 않고 동일 성분 의약품을 허가받을 수 있다. 
 
반면 복제약 진입을 제한하는 반경쟁적 행위라고 지적도 제기된다. 미리 복제약 시장을 선점해 복제약 개발 동기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사실상 시장 독과점이라는 것이다. 카나브 복합제의 경우 2020년까지 독점기간(PMS)이 남아 있어 이후에나 복제약이 출시된다. 5년이나 앞서 복제약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아스트라제네카(제품명: 크레스토), 다이이찌산쿄(올메텍), 노바티스(엑스포지), MSD(싱귤레어), 대웅제약(069620)(알비스), JW중외제약(001060)(트루패스), 건일제약(오마코) 등이 계열사나 파트너사를 통해 쌍둥이약을 발매한 바 있으며 복제약 업체에 빈축을 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령바이오파마의 복합제를 외주 영업대행사를 통해 판매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쌍둥이약 전략은 합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특허만료일에 맞춰 동일 선상에서 출발하지 않기 때문에 복제약사들의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보령제약 관계자는 "다른 제약사들도 쌍둥이약 전략을 많이 사용한다"며 "허가만 받아놓은 상태며, 영업 전략 등에 대해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보령제약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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