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보호무역 강화에 속수무책

미국, 인도 이어 캐나다까지/ 새정부 외교통상 대응 절실

입력 : 2017-05-23 오후 5:55:40
[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세계 각국의 잇단 보호무역 기조 강화에 수출전선에서 적신호가 켜졌다. 
 
23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캐나다 국경관리청은 콘크리트 보강용 철근에 대해 최대 41%까지 부과 중인 반덤핑, 상계 관세 등에 대한 연례 재조사를 진행 중이다. 대상 국가는 한국과 중국, 터키 등 3국이며, 한국산 제품은 반덤핑 혐의만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최종 판정은 오는 9월1일 발표된다.
 
캐나다는 지난해 현대제철 등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재조사에서 반덤핑 관세율을 41%로 확대 적용했다. 조사 과정에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해 캐나다에 수출한 철근 물량이 전혀 없었던 탓에 자료 제출을 하지 않았고, 이에 반덤핑 관세율이 높게 부과됐다"며 "올해도 국내 공급에 집중할 계획이기 때문에 캐나다의 반덤핑 연례 재조사와는 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 철강 산업은 전세계 보호무역 기조로 인해 수출 확대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은 국내 한 철강업체 공장에 쌓여진 철강재의 모습. 사진/뉴시스
 
국내 철강업계의 캐나다 철근 수출 규모는 2013년 3935만7000달러, 2014년 332만1000달러, 2015년 75만1000달러, 2016년 36만7000달러 순으로 매년 감소세다. 중국산 저가 철강제품의 유입이 확대돼 국내 철강업계의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면서 수출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의 경우 수출 규모가 적어 우려가 덜하지만 흐름은 분명 좋지 않다. 미국을 시작으로 인도, 캐나다 등 세계 각국이 철강산업에 대한 보호무역 기조를 보이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속앓이도 커졌다. 특히 수출전선에 대한 우려가 짙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4년 3227만톤에 달하던 철강 수출 물량은 2015년 3155만1000톤, 2016년 3096만9000톤 등으로 매년 2%대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미국 트럼프 정부는 한국산 등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해 국가 안보에 큰 위협이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해당 제품의 수입을 제한하는 내용의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한국 철강업체의 열연 강판과 후판, 냉연 강판 등에는 반덤핑 관세도 부과됐다. 인도 정부도 한국산 등 철강제품 47종에 대해 가격 제한선을 고시하는 등 국내 철강업계는 전세계로 확산되는 보호무역주의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철강업계는 수출 판로의 다변화를 꾀하는 동시에 새 정부의 외교통상 분야의 역할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수출국가를 상대로 협상을 나서기엔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며 "정부 차원의 협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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