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 정용진 부회장, 주류사업 "다 키운다"

계열사 통해 와인·맥주·소주 등 시장 영향력 확대

입력 : 2017-06-1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이 주류 사업 확대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정 부회장의 주도 속에 주종별 주류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며 '종합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신세계L&B(와인), 신세계푸드(031440)(수제맥주), 이마트(139480)(소주) 등 계열사를 활용한 전략이 주효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4일 신세계에 따르면 주류 수출입업체 신세계L&B는 올해 전문점 '와인앤모어'의 공격적 출점과 '혼술족' 공략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2008년 말 설립된 신세계L&B는 정 부회장이 주류사업에 나서게 된 첫 발이나 다름없었다. 설립 초기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신세계조선호텔 등에 와인을 납품하며 성장의 발판을 만들었다. 2009년 52억원이던 매출액은 이듬해인 2015년 들어 426억원까지 급성장했고 연평균 성장률은 45%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엔 순매출(주세 제외) 517억3000만원과 영업이익 6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1%씩 증가한 수치다.
 
신세계L&B는 올해 주류전문매장 '와인앤모어'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와인앤모어'는 신세계L&B가 취급하는 와인과 수제맥주는 물론 샴페인, 위스키, 전통주, 주류용품, 서적 2500여종을 한데 모아 애주가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7월 서울 한남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 청담점, 올해 4월 부산 아트몰링, 시흥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까지 현재 4개 점포를 냈다. 상반기 중에는 스타필드 하남·고양 내 일렉트로마트에 숍인숍으로 임점하고, 기존 여주·파주 프리미엄아울렛 내 '신세계 리쿠어&베버리지'도 와인앤모어로 리뉴얼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내 매장 수를 10여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혼술족'을 위한 주류 도입과 채널을 넓혀 대중과 와인 전문가까지 만족시키는 주류전문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일명 '정용진 맥주'로 알려진 수제맥주 전문점 '데블스도어'도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데블스도어'는 지난 2014년 11월 오픈 이후 누적 고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매장 방문자수가 매년 10% 이상 늘면서 지난해 월평균 4만명이 넘는 고객이 데블스도어 매장을 찾았다. 데블스도어는 매장에서 직접 만든 수제맥주를 즐길 수 있는 펍과 레스토랑을 접목시킨 아메리칸 스타일의 게스트로펍이다. 데블스도어는 맥주 마니아로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맥주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조선호텔에서 일했던 식음료 전문가들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공을 들인 것이 알려지며 개점 초기부터 '정용진 펍'으로 불렸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데블스도어는 매장이 들어서는 곳마다 수제 맥주 매니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며 "앞으로 데블스도어를 국내에서 가장 트렌디한 수제 맥주를 만날 수 있는 메카로 성장시키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최근 이마트를 통해 소주 시장 진출도 선언했다. 지난해 말 인수를 확정한 '제주소주'를 전국 유통망으로 출시한다는 게 정 부회장의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 13일 이마트는 제주소주에 100억원을 출자해 설비 보수와 정비작업에 착수했다. 설비가 안정화 되면 제품 개발과 생산도 본격화 될 것이라는게 이마트측 설명이다. 지난해 제주소주를 190억원에 인수한 이마트는 150억원 출자를 감행한 바 있어 현재까지 총 44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특히 이번 투자금은 현재 생산 설비를 보강하기 위한 본격적인 시설 투자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추진 계획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마트는 이번 대규모 시설투자와 함께 기존 제품을 새롭게 브랜드 네이밍해 하반기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내는 물론 동남아 등 해외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출지도 주목되고 있다.
 
이마트의 '제주소주 인수 추진'은 장기적으로 주류사업을 이마트의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일각에선 소주뿐 아니라 향후 위스키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이 아닌가가라는 관측도 나온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은 위스키 애호가를 넘어서 예찬론자로 정평이 나 있고 사석에서 재미삼아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도 어떤 위스키인지 맞추는 수준"이라며 "위스키 제조 관련사로 해외 출장도 자주 다녀오는 등 주류사업 추가 확대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용진 펍으로 불리는 데블스도어(왼쪽)와 이마트가 전국 출시를 준비중인 제주소주. 사진/신세계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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