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시도지사 간담회 정례화…개헌에 제2국무회의 신설 반영"

안희정 지사 공약 현 정부서 추진…지역균형발전 탄력받을듯

입력 : 2017-06-14 오후 5:24:51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지난 대선기간 중 시도지사들이 참여하는 제2국무회의 신설을 공약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헌법개정(개헌) 과정에서 이를 실현할 근거를 마련할 뜻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오랜 숙원인 안정적 재정확충방안 마련 등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전국 17대 시도지사와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헌법 개정 전이나 이후로도 시·도지사 간담회라는 형태로 수시로, 또는 필요하다면 정례화해서 제2국무회의 예비모임 성격으로 제도화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제2국무회의 예비모임 성격의 정례회동에 대해 문 대통령은 “다루는 사안은 현 국무회의가 국정 이행 과제나 정책을 심의하듯이 지방분권, 지방발전에 관한 것을 심의하는 자리가 되면 어떨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런 사항들은 대통령과 회의해서 논의하거나 지원받고 싶다’는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회의 개최를 요청해 주시면 된다”며 “지방과 늘 함께하고 시·도지사님들과 함께하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문 대통령과 17개 광역자치단체장들 외에 정부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홍윤식 행정자치부 차관, 청와대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여하며 힘이 실리는 모습이었다.
 
제2국무회의 신설은 당초 안희정 충남지사가 공약했던 사안으로 정부 정책의 지역 불균등성을 깨고 지역 재정과 지역발전 전략을 함께 마련하기 위한 틀로 제시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광역자치단체장이 참여해 지자체 이슈를 전담하는 최고 정책심의기구로, 지방분권 관련 정책심의·의안 제출권한도 광역단체장들에게 부여된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로 선출된 후 이를 자신의 공약으로 받아들이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탁견”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내년 개헌을 통해 제2국무회의가 신설된다면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다루는 공식 심의기구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대선기간 중 공약했던 사안도 다수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은 제2국무회의 도입과 함께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을 통한 4대 지방자치권(자치입법권·자치행정권·자치재정권·자치복지권) 보장 ▲지방이양일괄법 제정을 통한 중앙정부의 권한의 단계적 지방 이양 ▲국세·지방세 구조개선 및 자주재원 확충 등 재정분권 확대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 있는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정부에서 돈이 풀리더라도 속칭 군대에서 말하는 ‘소가 지나간 국처럼 돈이 지나갔구나’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돈과 권력을 분산시키는 노력을 중앙정부가 해 주기를 부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평소 지방분권형 개헌에 대한 소신을 밝혀온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가 공식 임명될 경우 정책 추진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자체에 과감히 이양하고, 지방자치 운영의 자율성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끔 지방재정을 대폭 확충해 지역 간 재정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날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국회에 제출된 ‘일자리 추가경정(추경)예산안’ 통과 필요성도 강조했다. 추경안에 지방자치단체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총 3조5000억원이 포함되어 있음을 설명한 문 대통령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지금의 실업난과 어려운 경제를 한번 극복해보자는 것이다. 지방에서도 이번에 교부받게 되는 돈들을 최대한 일자리 만드는 데 집중해 주십사 하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언급했다. 참석한 광역자치단체장들도 비공개 회동에서 정부의 추경편성 취지에 공감하고, 지자체 자체 추경 편성으로 호응하겠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추경편성이 (소속 정당을 막론한) 모든 시도지사들이 일치된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17개 시·도지사들과의 정책 간담회 전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최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