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개량신약 미국 시장 잇단 도전

FDA 허가건수 증가세…대웅·CMG 등 임상진행

입력 : 2017-06-15 오후 5:15:09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국산 개량신약들이 400조원 규모 의약품 최대 시장인 미국 공략에 나섰다. 차별화된 제품으로 미국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두겠다는 목표다.
 
15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카마르고(Camargo)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2006~2016년 382개의 개량신약이 허가를 받았다. 개량신약 허가는 매년 증가세다. 2006~2010년 128개에서 2011~2015년 206개로 60% 이상 늘었다. 2016년에는 48개로 최대 허가수를 기록했다.
 
개량신약은 기존 신약에서 화학적 구조나 제제 등을 변형한 의약품을 말한다. 약효나 복용편의성 개선, 적용 질환 확대, 부작용 감소 등을 개선하면 개량신약으로 인정을 받는다. 미국 FDA는 신약(NDA 505 b1), 복제약(ANDA)과 구분해 개량신약(NDA 505 b2)의 허가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의약품 시장은 전통적으로 신약과 복제약이 주도했다. 최근에는 개량신약의 개발과 연구가 확대되는 추세다. 신약보다 적은 비용을 투자해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임상 1~3상을 진행하는 데 신약이 1조~2조원, 개량신약이 1000억~2000억원가량 투자된다.
 
국산 개량신약 중 미국 진출 1호는 2013년 현지 발매된 한미약품 '에소메졸'이다. 국산 개량신약의 미국 진출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에소메졸에 이어 미국 진출을 노리는 국산 개량신약도 다수다.
 
대웅제약(069620)은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올로스타'로 미국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임상시험은 현지 파트너사인 오토텔릭이 담당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약물농도 모니터링'을 이용한 개인맞춤형 의약품으로 차별화할 계획이다.
 
아이큐어는 패치형 치매치료제로 미국 진출에 도전한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도네페질(제품명: 아리셉트)' 정제를 붙이는 패치 제품으로 제형을 변경했다. 치매는 복약순응도(복용법을 잘 따르는 정도)가 떨어지는 게 난점이다. 패치형 도네페질은 간편하게 약을 투약할 수 있어 시장성이 높다고 아이큐어는 설명했다.
 
CMG제약(058820)은 필름형 조현병(정신분열병) 치료제로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조현병은 약을 복용 거부하거나 뱉어내는 환자들이 많다. 조현병 치료제는 정제형(알약)에서 약 투여가 용이한 주사제나 흡입형제 등으로 진화해왔다. 조현병 필름약은 주사제나 흡입형제 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개량신약이 성공하려면 차별화된 제품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개량신약은 신약과 복제약 중간 단계 의약품으로 볼 수 있다. 기존 오리지널약 대비 효능 증대, 부작용 감소, 환자 편의성 향상 등의 장점이 없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값싼 복제약과도 경쟁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특허만료 전에 복제약보다 먼저 시장에 진입(퍼스트제네릭)하거나 기존 제품보다 효과 등에서 임상적으로 유의한 개선점이 있어야 한다"며 "개량신약은 복제약이 아니라 신약처럼 브랜드 마케팅을 해야 해서 현지 파트너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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