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돌' 허인철호…오리온 '제2도약' 이끈다

'재무통' 능력 발휘…내실·외형 두마리 토끼 잡아

입력 : 2017-06-2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취임 3돌을 맞는 허인철 오리온(001800) 부회장이 지주사 전환 원년을 맞은 오리온의 '제 2도약'을 이끌기 위한 혁신을 이끌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2014년 7월 오리온으로 영입된 허인철 부회장은 다음달이면 취임 3년째를 맞는다.
 
3년 전, 오리온의 오너 담철곤 회장은 이마트(139480) 대표로 있던 허 부회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자신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모두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서 실적악화 등 위기를 극복하고 오너경영을 대신할 구원투수로 허 부회장을 낙점했던 것이다.
 
이같은 제안을 받아들였던 허 부회장은 오리온의 지휘봉을 잡은 뒤 담 회장의 기대대로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엔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 대표직까지 겸임하며 비오너 경영진 임에도 불구하고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허 부회장은 오리온에 몸 담기 전 신세계(004170)그룹 경영전략실 사장과 이마트 수장까지 거친 '재무통' 출신으로 잘 알려져있다. 그는 오리온에서도 경영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우선 지난 3년간 오리온의 부채비율을 크게 낮춘 것이 가장 눈에 띄는 성과다. 지난해 말 기준 오리온의 부채는 1조2040억원으로, 허 부회장 취임 이전인 2013년(1조7043억원)에 비해 5003억원 감소했다.
134.3%이던 부채비율이 3년만에 70.6%까지 떨어진 것이다.
 
영업이익 등 실적도 크게 호전됐다. 오리온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3년 2595억원에서 지난해 3262억원으로 증가해 사드 후폭풍에도 불구하고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 3년새 10.4%에서 13.7%로 늘었다.
 
글로벌 실적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오리온의 한국,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4개 법인의 지난해 합산매출은 2조4927억원으로, 지난 2013년 2조2670억원에 비해 약 2300억원 늘며 성장을 지속중이다.
 
이같은 성장은 허 부회장이 지난 3년간 조직 슬림화, 품질 경영 등 이른바 '허인철식 혁신'을 대대적으로 꾀한 결과라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허 부회장은 취임 첫해부터 품질 혁신인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질소포장' 논란을 돌파하기 위한 과대포장 축소에 집중했고, 아직까지 이같은 역발상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제과업체들이 연달아 가격 인상에 나선 것과 상반된 행보였다. 허 부회장의 야심찬 프로젝트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오리온의 제품들은 '착한 과자' 이미지를 갖게 됐고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그는 오리온그룹의 조직쇄신 작업에도 적극 나섰다. 취임 1년 만에 임원 절반 가까이를 교체했고, 회장실을 폐쇄하고 책임경영 강화로 조직 슬림화를 꾀했다.
 
'오리온'과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OSI)'을 합병하면서 해외법인 지배구조 간소화와 비용개선에 박차를 가했으며, 2015년 상반기 내수침체와 메르스 여파로 제과업계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오리온은 조직개편 성공으로 수익성을 완화해 영업이익을 크게 늘렸다.
 
허 부회장은 지난해 1월엔 초과이익분배금(PS)을 도입했다. 이는 오리온 창사 이래 처음 있던 일로, 부임 뒤 이익금을 직원들에게 나누겠다는 약속을 지켜 오리온 전 직원들이 생산성 격려금(PI)과 초과이익분배금을 받아 임직원들의 사기진작에도 공을 들였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통으로만 알려졌던 허 부회장이 오리온에 몸 담은 3년간 전문경영인으로서의 경영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며 "오리온이 지주사 전환 원년을 맞은 만큼 허 부회장의 혁신 노력이 성과로 이어질 여지는 더 많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음달 취임 3돌을 맞는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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