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편의점업계 1, 2위를 다투는 라이벌인 CU와 GS25가 이번에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맞붙을 전망이다. 지난해 CU에 인천공항 점포를 빼앗겼던 GS25가 연말 개장하는 제2여객터미널 사업권을 따오며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오는 28일 T2 편의점 사업자 입찰을 마감한다. 이번에 배정하는 사업권은 총 2곳이다. CR1에는 1층과 3층, 4층의 사업장 3곳(458㎡)이 배정됐으며 CR2에는 교통센터 지하와 1층의 사업장 2곳(369㎡)이 포함됐다. 인천공항공사가 제시한 1차년도 최저 수용가능 임대료는 6억2862만원과 5억646만원이다. 사업권은 최고가를 써낸 곳이 차지하게 된다.
지난 20일에 진행된 사업설명회에 CU와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위드미 등 편의점 업계가 모두 참석하며 입찰을 둘러싼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인천공항 내 편의점은 비싼 임대료 탓에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많아 상징적 홍보효과는 크다. 실제로 인천공항의 국제선 여객은 2011년 3453만명에서 지난해 5715만명으로 65% 늘었다.
이번 입찰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GS25의 자존심 회복 여부다. CU는 작년 3월 GS25가 운영하던 인천국제공항 1층 면세점 2곳의 사업권을 따왔다. 이를 통해 CU는 인천공항 내 편의점을 기존 3곳에서 5곳으로 확대했다. 반면 GS25는 현재 인천공항 내에서 운영하는 편의점이 없다. 만약 이번 입찰에서 GS25가 사업권을 따고 CU는 실패할 경우 일종의 설욕전이 될 수 있다.
아울러 GS25의 CU 추격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5월말 현재 점포수 기준 업계 1위 사업자는 CU(1만1605개)지만 GS25가 올해 출점 속도를 높이며 점포 차이는 18곳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지금같은 속도면 6월 중 GS25가 CU를 넘고 점포수 1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후발주자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한공공원에 있던 점포 12곳의 운영권을 경쟁사에 빼앗긴만큼 인천공항 편의점에서 만회를 시도할 수 있다. 이마트위드미의 참여도 점쳐진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직접 나서 위드미의 공격적인 확장을 예고한 바 있다. 위드미는 올 초에도 GS25가 운영하던 공항철도 내 편의점 사업권을 빼앗아온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눈치를 보고 있기는 하지만 모든 편의점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수익성 대신 홍보효과를 노리고 들어가는 자리로 과도한 출혈경쟁보다는 전략적 경쟁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1층에 있는 CU 매장. 사진/뉴스토마토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